서귀포시 - 서쪽여행지 65

[한경면] 오래 머물고 싶은 숲 ‘청수곶자왈’

청수곶자왈 오래 머물고 싶은 숲 뙤약볕에 1분 1초도 서 있기 두려울 만큼 그 어느 때보다 더운 여름이 절정에 이르고 있다. 항상 여름이 되어도 제주도는 바람이 불어 덥지 않다는 얘기도 모두 옛날이야기가 되어버렸다. 매년 여름이면 바다로 향하기보다 숲으로 향하던 발걸음이 올해는 잠시 주춤했다. 아주 더운 날에도 숲 속은 적정 온도를 유지해 가볍게 걸을 수 있었지만, 올해는 숲길도 더위를 피하기엔 역부족이다. 그래도 여름에 만나는 숲은 유난히 푸르고 더욱 진한 향기를 내뿜어 매력적인 곳이다. 이에 오늘은 아주 짧게 다녀올 수 있는 ‘청수곶자왈’을 소개하고자 한다. 화산섬인 제주도에서만 볼 수 있는 독특한 지형이 있는데, 그곳이 바로 ‘곶자왈’이다. 곶자왈(Gotjawal)은 곶자왈은 ‘곶’과 ‘자왈’의 합..

[안덕면] 당(堂)은 없지만 마음이 편안해지는 오름 ‘당오름’

당오름 당(堂)은 없지만 마음이 편안해지는 오름 제주도에는 예로부터 '당 오백 절 오백'이라 했을 만큼 당도 많고 절도 많았었다. 당이 있었던 데서 유래된 ‘당오름’이라는 곳도 송당리, 와산리, 고산리 등 여럿 있다. 그 중에 안덕면 동광리에 있는 표고 473m 비고 118m의 ‘당오름’에는 당이 없었다. 동광육거리에서 금악으로 뻗어 있는 1116번 도로를 가다보면 동쪽으로 그 모습을 드러낸다. 입구에서 보는 오름은 보잘 것이 없어 보인다. 소들을 방목하여 키우는 목장 안에 나지막하게 누워있는 모습은 그저 평범한 풀밭 오름으로 보인다. 목장 안에 있어 탐방로가 뚜렷하게 조성되어 있지는 않지만 커 보이지 않는 소나무들 사이로 뚜렷하게 보이는 오름 능선을 향해 무덤가를 지나면 쉽게 오름에 다가설 수 있다. ..

[대정읍] 귀 기울이지 않아도 들리는 울음 ‘송악산과 알오름’

송악산과 알오름 귀 기울이지 않아도 들리는 울음 대한민국에서 최남단에 있는 오름인 송악산은 태어난 이후 줄곧 고난과 아픔을 달고 살아온 오름이다.제주도의 남서쪽 끝자락에서 망망대해를 바라보며 거센 파도의 시련으로 온 몸이 패이고, 패인 몸으로 슬픈 역사의 아픔을 이겨내고 있는 오름.그래도 오름의 끝자락 절벽 앞에 서면 저절로 흥얼대어지는 노래.​세찬 비바람에 내 몸이 패이고 이는 파도에 내 뜻이 부서져도나의 생은 당신의 조각품인 것을 나는 당신으로 인해 아름다운 것을 송악산은 초기의 수성 화산활동과 후기의 마그마성 화산활동을 차례로 거친 화산으로 먼저 폭발한 큰 분화구 안에 두 번째 폭발로 지금의 주봉이 생기고 거기에 작은 분화구가 생겨난 이중화산체로 주변 지질특성이 특이하고, 해안선을 이루고 있는 남쪽..

[대정읍] 사계절 초록을 간직한 신비숲 ‘곶자왈’

곶자왈사계절 초록을 간직한 신비숲 필자는 JTBC 과학탐험가로 잘 알려진 문경수 씨를 만났을 때 그는 이런 이야기를 했다. 그가 자연과 우주를 탐험하러 해외 곳곳을 누비던 때 해외 어디를 가던 그곳의 과학자 한두 명에게서 반드시 받는 질문이 있었다고 한다. 그것은 ‘제주도에 가보았냐’는 것이었다. 호기심 가득한 그들의 질문에는 제주에 대한 동경이 담겨있었다. 세계적으로 잘 알려진 화산섬인 하와이를 찾았을 때도 80세가 넘은 그곳의 노학자는 ‘제주’에 대해 물었다. 제주에는 화산섬 중에서도 전 세계적으로 유일한 생태를 간직한 곶자왈이 있다. 열대 북방한계식물과 한대 남방한계식물이 공존하는 곳은 제주 곶자왈이 유일하다. 곶자왈은 ‘곶=수풀, 자왈=돌이나 자갈이 모인 곳’을 뜻하는 제주 방언으로 다시 말해 자..

[안덕면] 알록달록 탐스럽게 핀 수국이 가득한 ‘마노르블랑’

마노르블랑촉촉하게 비를 맞으면 더욱 아름다워지는 수국의 매력에 빠져보자 매년 장마기간을 전후로 가장 아름답게 피어나는 ‘수국’ 올해도 어김없이 찾아온 장마, 비가 많이 오면 올수록 수국은 더욱 많은 물을 머금고 풍성하게 피어난다. 진심, 변덕, 처녀의 꿈이라는 꽃말을 가진 수국은 쌍떡잎식물 장미목 범의귀과의 낙엽관목으로 토양이 강한 산성일 때는 청색을 많이 띠게 되고, 알칼리 토양에서는 붉은색을 띠는 재미있는 생리적 특성을 가진 신기한 꽃이다. 제주도에는 비싼 입장료를 주지 않고도 풍성하게 피어난 수국을 감상할 수 있는 곳들이 많다. 최근 많은 여행객들이 찾는 안덕면사무소 앞에 피어난 수국과 안성리 마을에 짧은 수국길 등은 여행 중 잠시 쉬어가는 곳으로 인기가 좋다. 그렇지만, 잘 가꿔진 수국길은 역시 ..

[안덕면] 핑크빛 사랑스러운 고양이 ‘헬로키티아일랜드’

헬로키티아일랜드비 오는 날 아이들과 함께 가볼만한 박물관 장마가 시작된 제주도는 비가 주르륵 내리다가 갑자기 맑아지는 기이한 날씨를 하루에도 여러 차례 보여주며, 갈팡질팡 여자의 마음보다 더욱 변덕이 심한 날들을 보내고 있다. 매년 장마기간만 되면 유난히 밖으로 나가고 싶어 하는 아이들, 비가 오면 어디로든 떠나고 싶은 마음은 어른이나 아이나 다 똑같은가보다. 아이들이 어릴 때는 비가 오면 밖으로 나가고 싶다는 생각자체가 들지 않았는데, 조금씩 커가니 날씨가 좋지 않을 때 다녀오는 나들이가 더욱 기억에 오래 남는 것 같다. 그렇지만, 비를 쫄딱 맞으며 돌아다닐 순 없으니 실내에서 즐길 수 있는 것들을 찾다가 아이들이 좋아할만한 예쁜 공간을 찾아냈다. 그곳이 바로 ‘헬로키티아일랜드’다.우리가 어린 시절 헬..

[대륜동] 바람이 불어오는 곳, 그 곳으로 가자 '고근산'

고근산바람이 불어오는 곳, 그 곳으로 가자 제비가 사라졌다.‘강남 갔던 제비가 오는 날’인 "삼짇날"이 지났지만 강남 갔던 제비는 돌아오지 않는다. 해마다 봄이면 전깃줄 위에 떼 지어 않거나 날렵한 모습으로 낮게 비행하며 비 날씨를 예보하던 제비가 안 보이는 것이다. 어릴 때 외갓집 처마 밑 둥지에서 입을 쫙쫙 벌리고 목청을 드러내며 시끄럽게 울어대던 제비 새끼들의 모습은 앞으로 추억으로만 있게 되는 걸까. 제비도 떠났으니 이젠 사람 차례인가? 아니면 제비가 둥지를 짓고 살던 집에서 사람이 떠나가서 제비도 둥지를 버리고 떠나간 것일까! 제비는 돌아오지 않았지만, 한라산 등성이를 쓸고 내려오는 겨울의 하늬바람을 온 몸으로 막아내고, 강남에서 불어오는 따뜻한 마파람을 가슴 가득 품고 있는 오름. 고근산을 올..

[하원동] 한번쯤 이곳에서 살아보고 싶다 ‘하원동’

하원동한번쯤 이곳에서 살아보고 싶다 장마의 시작으로 흐리다가 비 내리기를 반복하던 어느 날,살짝 갠 오후를 틈타 평소에 관심을 갖고 있던 서귀포시 하원동을 찾아간다.전날 내린 비의 영향인지 무척이나 찜통 같았던 날.하원동은 서귀포시 남서쪽에 위치하는 중산간 마을로써,면적이 18.33㎢ 로 서귀포시의 22개 법정동 가운데 크기가 큰 편이라고 한다. 동쪽으로는 도순마을, 서쪽으로는 중문, 회수, 대포마을을 가까이하며, 남쪽으로 강정, 월평마을을 접하고 있다.옛 이름은 ‘오롬골’ 로 이를 한자로 표기하여 악동(岳洞)이라 하였다.18세기 중후반부터 ‘알원’ 이라 하고 한자로 하원(下院)으로 표기하였는데,법화사(法華寺)의 원(院, 행객이 머물던 곳) 아래에 있는 마을이라 하여 그런 명칭이 붙었다 한다.‘알’이란 ..

[안덕면] 올레길 따라 벼랑 넘고 계곡 지나며 ‘도래오름(월라봉)’

도래오름(월라봉)올레길 따라 벼랑 넘고 계곡 지나며 올레가 정낭을 넘고 거릿길을 건너 한질로 나앉은 지 10여년이 흘렀다. 집에서 거릿길까지의 짧고 구부정했던 올레는 이제 섬 전체를 돌며 길과 길을 연결하여 하나의 올레가 되었고 모든 이웃집은 바로 우리 집으로 가는 올레 안에 있다. 이제야 제대로 된 공동체 안에서 살고 있는 것이 아닐까. 과거 어느 때보다 더 가깝게 살고 또, 그 어느 때보다 더 끈끈한 이웃이 된 것일까. 올레 길이 오름을 넘나드는 여러 오름 중에 도래오름이 있다. 지도에는 월라봉(月羅峰)이라고 표시되어 있고 돌레오름이라고도 하는 도래오름은 주봉이 안덕면 감산리에 있는 표고 201미터의 오름이다. '도레 · 돌레'의 뜻을 열매인 ‘다래'의 제주방언 ‘도레’로 보고 이 오름에 예전에 다래..

[중문동]중문관광단지내 '산책로'

중문관광단지(산책로)우리는 산책 하러 호텔에 간다 제주도에 이사 온 지얼마 되지 않았을 때 이미오래 전 정착해 있던 지인이좋은 산책로가 있다며 데려간 곳은서귀포 중문관광단지 내의호텔 하얏트 리젠시 제주였다. 1985년 개관해 건물은 오래 되었지만여전히 5성급의 위용을 드러내는호텔 앞에 서자 촌스럽게도, 쫄고 말았다. 투숙객이 아닌데 들어가도 되는지머뭇거리는 내게 지인은"산책로만 조용히 구경하면 된다"며 웃었다.호텔 입구 옆으로 개방돼있는길을 따라 걸어 내려가니 잘 가꾸어진정원 앞으로 서귀포 바다가햇빛에 반짝이고 있었다. 걷기 위해 호텔을 향해 가다 '아, 내가 제주도에 있구나!'유명 관광지가 아닌호텔 한복판에 서서이런 느낌을 받다니아이러니하게 보이겠지만, 그 정원이 자리잡은 곳의풍광 자체가 팔 할의 역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