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교차로 67

[삼도2동] 관덕정에서 바라보다

관덕정 관덕정에서 바라보다 바다에서 시작된 골목을 따라 관덕로로 걸어갔다. 호텔과 음식점과 가정집을 지나며 그 자리에 있었던 초가와 밭과 돌담을 상상했다. 걷고 있는 골목이 올레였을 거라 생각하니 어린 시절로 돌아간 듯 걸음이 가볍다. ​8월의 햇살이 뜨거워서였을까. 높은 건물들이 가로수처럼 늘어서 있고, 차들이 가득 차 있는 관덕로에서 잠시 길을 잃었다. 어느 방향에 관덕정이 있더라? 두리번거리다, 빨간 우체통과 키 큰 녹나무와 지하도 위 커다란 환풍기 사이로 언뜻 비치는 기와지붕을 보았다.제주에 올 때면 일정에 쫓겨 차 안에서만 아련히 보았던 관덕정 앞에 섰다. 시원스레 뻗은 팔작지붕을 사방과 가운데서 붉은 기둥들이 떠받치고 있고, 기둥들 사이가 뚫려있다. 주변보다 조금 높은 기단과 처마 아래 이라는..

카테고리 없음 2020.06.25

[애월읍] 연분홍의 수줍은 연꽃 ‘연화지(蓮花池)’

연화지(蓮花池) 연분홍의 수줍은 연꽃 꽃 중에서 ‘순결한’, ‘순수한’, ‘우아한’이란 수식어를 달 수 있는 꽃은 무엇이 있을까라는 질문을 한다면 주저 없이 ‘연꽃’이란 대답이 나올 만큼 연꽃은 그 단어만으로도 고결함이 느껴지는 참 신비롭고도 아름다운 꽃이다. 제주도에서는 타 지역만큼 큰 규모의 연못은 없지만, 주변 풍경과 어우러져 더욱 아름다운 연꽃을 볼 수 있는 곳이 있는데, 그곳이 바로 오늘 소개할 ‘연화지(蓮花池)’다. 애월읍 하가리에 위치한 ‘연화지’는 제주도에 몇 개 없는 연못 중에서도 가장 넓고 가장 깊은 연못으로 연꽃이 개화하는 7~8월경 가장 많은 관광객들이 찾는 곳이다. 연화지가 있는 하가리는 여느 제주의 시골마을과 같이 젊은 사람보단 노인들이 주로 살고 있던 마을이었지만, 세계적인 컬..

[노형동] 유월의 끝자락 들꽃 향기에 취하는 ‘독채화랑펜션’

독채화랑펜션 스몰웨딩의 명소 많은 사람들에게 제주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단어는 겨울철 감귤일 것이다. 하지만, 나에겐 겨울철의 감귤보다 6월의 감귤꽃향과 들꽃향으로 가득한 제주가 먼저 떠오른다. 오늘은 노형동에 위치한 작은 중산간 마을인 화랑마을에 있는 「들꽃향이 가득한 독채화랑펜션」을 방문하였다. 원래 화랑마을은 노형동 관할지역이긴 하지만 요즘 젊은 엄마들 사이에서 유명한 해안초등학교, 73st, 아날로그감귤밭, 타운하우스 등이 소재한 해안동이란 이름으로 더 유명할 것이다. 이처럼 노형 시내에서 차량으로 10여 분간 차량으로 이동하니 1,000여 평의 넓은 면적의 순녹색의 아름다운 풍경과 순백색의 화랑펜션이 우리를 맞이해주었다. 화랑펜션을 운영하는 안주인이 디자인을 전공하여 펜션 로고를 직접 만들고 ..

[아라1동] 제주의 바다, 땅 그리고 사람 ‘제주대학교박물관’

제주대학교박물관 제주의 바다, 땅 그리고 사람 제주도에는 다양한 방식으로 지역의 역사와 문화를 보존하고 전승하는 전문적인 박물관들이 많다. 이처럼 많은 박물관에서 전시하고 있는 유물이나 자료들은 여러 면에서 겹치는 부분도 없지 않지만, 각 기관의 성격에 따라 다양한 형태로 보존되어 오고 있다. 오늘은 제주의 바다, 땅 그리고 사람이라는 주제로 다양한 역사와 문화를 보존하고 있는 ‘제주대학교박물관’을 소개하고자 한다. 제주대학교박물관은 1967년 제주대학교 부속 민속박물관으로 개관해 1985년 6월에 제주대학교박물관으로 개편해 종합박물관으로서의 기능을 수행하고 있다. 박물관은 개관 이래 민속자료 수집은 물론 각종 구제발굴과 문화유적조사에 적극 참여해 국내외 고고, 미술, 역사, 민속, 인류학 분야의 자료를..

[한경면] 오래 머물고 싶은 숲 ‘청수곶자왈’

청수곶자왈 오래 머물고 싶은 숲 뙤약볕에 1분 1초도 서 있기 두려울 만큼 그 어느 때보다 더운 여름이 절정에 이르고 있다. 항상 여름이 되어도 제주도는 바람이 불어 덥지 않다는 얘기도 모두 옛날이야기가 되어버렸다. 매년 여름이면 바다로 향하기보다 숲으로 향하던 발걸음이 올해는 잠시 주춤했다. 아주 더운 날에도 숲 속은 적정 온도를 유지해 가볍게 걸을 수 있었지만, 올해는 숲길도 더위를 피하기엔 역부족이다. 그래도 여름에 만나는 숲은 유난히 푸르고 더욱 진한 향기를 내뿜어 매력적인 곳이다. 이에 오늘은 아주 짧게 다녀올 수 있는 ‘청수곶자왈’을 소개하고자 한다. 화산섬인 제주도에서만 볼 수 있는 독특한 지형이 있는데, 그곳이 바로 ‘곶자왈’이다. 곶자왈(Gotjawal)은 곶자왈은 ‘곶’과 ‘자왈’의 합..

[안덕면] 당(堂)은 없지만 마음이 편안해지는 오름 ‘당오름’

당오름 당(堂)은 없지만 마음이 편안해지는 오름 제주도에는 예로부터 '당 오백 절 오백'이라 했을 만큼 당도 많고 절도 많았었다. 당이 있었던 데서 유래된 ‘당오름’이라는 곳도 송당리, 와산리, 고산리 등 여럿 있다. 그 중에 안덕면 동광리에 있는 표고 473m 비고 118m의 ‘당오름’에는 당이 없었다. 동광육거리에서 금악으로 뻗어 있는 1116번 도로를 가다보면 동쪽으로 그 모습을 드러낸다. 입구에서 보는 오름은 보잘 것이 없어 보인다. 소들을 방목하여 키우는 목장 안에 나지막하게 누워있는 모습은 그저 평범한 풀밭 오름으로 보인다. 목장 안에 있어 탐방로가 뚜렷하게 조성되어 있지는 않지만 커 보이지 않는 소나무들 사이로 뚜렷하게 보이는 오름 능선을 향해 무덤가를 지나면 쉽게 오름에 다가설 수 있다. ..

[대정읍] 귀 기울이지 않아도 들리는 울음 ‘송악산과 알오름’

송악산과 알오름 귀 기울이지 않아도 들리는 울음 대한민국에서 최남단에 있는 오름인 송악산은 태어난 이후 줄곧 고난과 아픔을 달고 살아온 오름이다.제주도의 남서쪽 끝자락에서 망망대해를 바라보며 거센 파도의 시련으로 온 몸이 패이고, 패인 몸으로 슬픈 역사의 아픔을 이겨내고 있는 오름.그래도 오름의 끝자락 절벽 앞에 서면 저절로 흥얼대어지는 노래.​세찬 비바람에 내 몸이 패이고 이는 파도에 내 뜻이 부서져도나의 생은 당신의 조각품인 것을 나는 당신으로 인해 아름다운 것을 송악산은 초기의 수성 화산활동과 후기의 마그마성 화산활동을 차례로 거친 화산으로 먼저 폭발한 큰 분화구 안에 두 번째 폭발로 지금의 주봉이 생기고 거기에 작은 분화구가 생겨난 이중화산체로 주변 지질특성이 특이하고, 해안선을 이루고 있는 남쪽..

[남원읍] 서귀포 귤 밭, 의외의 산책로 '농업기술센터 농업생태원'

'농업기술센터 농업생태원' ​서귀포 귤 밭, 의외의 산책로 귤 꽃 향기가 퍼지는 계절이 왔다. 내가 살고 있는 남원읍은 특히나 귤 밭이 많아 창문만 열어도 마치 집안에 디퓨저라도 놓은 듯 그 향이 진동한다. 서귀포시 남원읍 하례리는 예로부터 귤과 인연이 깊은 곳이다. 조선시대 서귀포 지역에서 임금에게 진상하기 위한 감귤을 재배했던 농장 '금물과원' 터가 있기 때문이다. 금물(禁物), 다른 사람은 건드릴 수 없는 임금만을 위한 과수원이라니 지금은 누구나 쉽게 먹는 귤이 얼마나 귀했는지 알 수 있는 이름이다. 지금 그 터 근처에는 서귀포농업기술센터가 자리하고 있다. 제주도는 2010년 금물과원을 복원하는 의미로 이곳에 농업생태원을 만들었다. 이름만 들어서는 농업인들을 위한 기술지원기관인데, 아는 사람은 아는..

[대정읍] 사계절 초록을 간직한 신비숲 ‘곶자왈’

곶자왈사계절 초록을 간직한 신비숲 필자는 JTBC 과학탐험가로 잘 알려진 문경수 씨를 만났을 때 그는 이런 이야기를 했다. 그가 자연과 우주를 탐험하러 해외 곳곳을 누비던 때 해외 어디를 가던 그곳의 과학자 한두 명에게서 반드시 받는 질문이 있었다고 한다. 그것은 ‘제주도에 가보았냐’는 것이었다. 호기심 가득한 그들의 질문에는 제주에 대한 동경이 담겨있었다. 세계적으로 잘 알려진 화산섬인 하와이를 찾았을 때도 80세가 넘은 그곳의 노학자는 ‘제주’에 대해 물었다. 제주에는 화산섬 중에서도 전 세계적으로 유일한 생태를 간직한 곶자왈이 있다. 열대 북방한계식물과 한대 남방한계식물이 공존하는 곳은 제주 곶자왈이 유일하다. 곶자왈은 ‘곶=수풀, 자왈=돌이나 자갈이 모인 곳’을 뜻하는 제주 방언으로 다시 말해 자..

[안덕면] 알록달록 탐스럽게 핀 수국이 가득한 ‘마노르블랑’

마노르블랑촉촉하게 비를 맞으면 더욱 아름다워지는 수국의 매력에 빠져보자 매년 장마기간을 전후로 가장 아름답게 피어나는 ‘수국’ 올해도 어김없이 찾아온 장마, 비가 많이 오면 올수록 수국은 더욱 많은 물을 머금고 풍성하게 피어난다. 진심, 변덕, 처녀의 꿈이라는 꽃말을 가진 수국은 쌍떡잎식물 장미목 범의귀과의 낙엽관목으로 토양이 강한 산성일 때는 청색을 많이 띠게 되고, 알칼리 토양에서는 붉은색을 띠는 재미있는 생리적 특성을 가진 신기한 꽃이다. 제주도에는 비싼 입장료를 주지 않고도 풍성하게 피어난 수국을 감상할 수 있는 곳들이 많다. 최근 많은 여행객들이 찾는 안덕면사무소 앞에 피어난 수국과 안성리 마을에 짧은 수국길 등은 여행 중 잠시 쉬어가는 곳으로 인기가 좋다. 그렇지만, 잘 가꿔진 수국길은 역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