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교차로 67

[조천읍] 신록의 5월 그 향기 속으로 들어가 보자 '바매기오름(알밤오름)'

바매기오름 신록의 5월 그 향기 속으로 들어가 보자 어느 마을을 가든 박하향인 듯, 라일락향인 듯, 아니 그보다도 더 알싸한 향기가 코끝을 간지럽히다 목덜미를 타고 내린다. 온몸이 귤꽃향기에 물든 착각에 빠진다. 더 나가 들판에 이르면 또 다른 향기가 흐른다. 새하얀 찔레꽃 향기가 그것이다. 온 들판을 하얗게 수놓는 찔레꽃은 그 선명함에 미처 가시가 있다는 것을 잊게 만든다. 장미는 가시가 있어 더 아름답다고 하지만 들판에서 만나는 찔레꽃은 가시가 없으면 더 친해질 수 있을 것 같은데... 하지만 우리에게 친숙한 노래에 자주 등장하는 찔레꽃이야말로 진정 서민의 꽃일 것이다. 찔레꽃 향기가 가득한 오름으로 가보자. 이 시절 어느 오름인들 그 향기가 없을까마는 연두 빛 신록의 상큼함을 보고 또 느낄 수 있는..

[조천읍] 드넓은 자왈과 곶 한가운데에서 가시나무새가 되어 날아보자 ‘바농오름’

바농오름 드넓은 자왈과 곶 한가운데에서 가시나무새가 되어 날아보자 연일 이어지는 비 날씨와 산간의 안개주의보는 오름을 오르는 오름꾼에게는 산행할 오름 선택의 어려움을 가져다준다. 제주시를 출발할 때의 날씨와 평화로나 번영로에 들어설 때의 날씨가 다르고, 서귀포 방향으로 접어들었을 때의 날씨 또한 달라진다. 어떤 날은 중산간도로로 제주도를 한 바퀴 돌아도 맑은 곳을 찾기 어려운 날도 있다. 그렇게 한 바퀴를 돌아 찾아간 오름이 바농오름이다. “자왈”이란 나무와 덩굴 따위가 마구 엉클어져서 수풀같이 어수선하게 된 곳 즉, 덤불을 일컫는 제주어이다. 또한 “곶”이란 산 밑의 숲이 우거진 곳을 말한다. 조천읍 교래리 산108번지에 있는 해발 552.1m, 높이가 142m인 바농오름은 오름 주변에 곶자왈이 넓게 ..

[안덕면] 핑크빛 사랑스러운 고양이 ‘헬로키티아일랜드’

헬로키티아일랜드비 오는 날 아이들과 함께 가볼만한 박물관 장마가 시작된 제주도는 비가 주르륵 내리다가 갑자기 맑아지는 기이한 날씨를 하루에도 여러 차례 보여주며, 갈팡질팡 여자의 마음보다 더욱 변덕이 심한 날들을 보내고 있다. 매년 장마기간만 되면 유난히 밖으로 나가고 싶어 하는 아이들, 비가 오면 어디로든 떠나고 싶은 마음은 어른이나 아이나 다 똑같은가보다. 아이들이 어릴 때는 비가 오면 밖으로 나가고 싶다는 생각자체가 들지 않았는데, 조금씩 커가니 날씨가 좋지 않을 때 다녀오는 나들이가 더욱 기억에 오래 남는 것 같다. 그렇지만, 비를 쫄딱 맞으며 돌아다닐 순 없으니 실내에서 즐길 수 있는 것들을 찾다가 아이들이 좋아할만한 예쁜 공간을 찾아냈다. 그곳이 바로 ‘헬로키티아일랜드’다.우리가 어린 시절 헬..

[표선면] 매의 날갯죽지에 앉아 비상을 꿈꾸다 ‘매오름’

매오름 매의 날갯죽지에 앉아 비상을 꿈꾸다 오름의 정상이 바위로 이루어져 있는데, 그 바위의 형세가 매의 머리 같고 양쪽으로 뻗은 등성이가 날개 같다고 하여 ‘매바위오름’이라는 이름을 얻은 매오름은 표선면 표선리에 있는 표고 136.7m, 높이 107m인 오름을 이른다. 매오름! 하늘을 나는 그 많은 새들 중에서 하필 매를 생각했을까? 날개 짓도 하지 않고 기류에 몸을 실어 높은 창공위에 떠있으면서 지상을 향해 눈을 부릅뜨고 먹이를 탐색하는 맹금류인 매를 떠올리는 것은 아마도 힘에 대한 경외감의 표출은 아니었을까. 그런데 우리가 오름의 모양을 가지고 오름의 이름이 만들어진 여러 오름을 보며 고개를 갸우뚱하는 경우가 있다. 모양이 영 아니올씨다 인 것이다. 오름의 모양을 보면서 우리가 놓치는 부분은 현재의..

[대륜동] 바람이 불어오는 곳, 그 곳으로 가자 '고근산'

고근산바람이 불어오는 곳, 그 곳으로 가자 제비가 사라졌다.‘강남 갔던 제비가 오는 날’인 "삼짇날"이 지났지만 강남 갔던 제비는 돌아오지 않는다. 해마다 봄이면 전깃줄 위에 떼 지어 않거나 날렵한 모습으로 낮게 비행하며 비 날씨를 예보하던 제비가 안 보이는 것이다. 어릴 때 외갓집 처마 밑 둥지에서 입을 쫙쫙 벌리고 목청을 드러내며 시끄럽게 울어대던 제비 새끼들의 모습은 앞으로 추억으로만 있게 되는 걸까. 제비도 떠났으니 이젠 사람 차례인가? 아니면 제비가 둥지를 짓고 살던 집에서 사람이 떠나가서 제비도 둥지를 버리고 떠나간 것일까! 제비는 돌아오지 않았지만, 한라산 등성이를 쓸고 내려오는 겨울의 하늬바람을 온 몸으로 막아내고, 강남에서 불어오는 따뜻한 마파람을 가슴 가득 품고 있는 오름. 고근산을 올..

[안덕면] 올레길 따라 벼랑 넘고 계곡 지나며 ‘도래오름(월라봉)’

도래오름(월라봉)올레길 따라 벼랑 넘고 계곡 지나며 올레가 정낭을 넘고 거릿길을 건너 한질로 나앉은 지 10여년이 흘렀다. 집에서 거릿길까지의 짧고 구부정했던 올레는 이제 섬 전체를 돌며 길과 길을 연결하여 하나의 올레가 되었고 모든 이웃집은 바로 우리 집으로 가는 올레 안에 있다. 이제야 제대로 된 공동체 안에서 살고 있는 것이 아닐까. 과거 어느 때보다 더 가깝게 살고 또, 그 어느 때보다 더 끈끈한 이웃이 된 것일까. 올레 길이 오름을 넘나드는 여러 오름 중에 도래오름이 있다. 지도에는 월라봉(月羅峰)이라고 표시되어 있고 돌레오름이라고도 하는 도래오름은 주봉이 안덕면 감산리에 있는 표고 201미터의 오름이다. '도레 · 돌레'의 뜻을 열매인 ‘다래'의 제주방언 ‘도레’로 보고 이 오름에 예전에 다래..

[조천읍] 힐링숲 속에서 녹음의 바다로 빠져보자 ‘물찻오름’

물찻오름 힐링숲 속에서 녹음의 바다로 빠져보자 본격적인 여름이 시작되는 6월이다. 연두 빛을 띠던 숲은 점점 짙어져 진초록의 녹음으로 바뀌고, 태양빛도 한층 더 따가워져 어느새 그늘을 찾게 되는 계절이 시작된 것이다. 여름에 오름을 오른다는 것은 인내가 필요하다. 더욱이 나무도 번번이 없는 민둥오름을 오르려면 힘이 들기보다도 땀이 먼저 시야를 가린다. 여름에는 그래서 사람들은 숲이 있는 오름을 찾는다. 참으로 오랜만에 먼 길을 걸어 오름을 올랐다. 예전에 이 오름을 찾을 때는 임도를 따라 차를 타고 오름 아래까지 이동하여 쉽게 오름을 오르곤 했었는데, 사려니 숲길이라는 이름으로 임도를 숲길로 만들어 오름 진입로의 차량통행을 막아버리고 걸어서 다니라고 한다. 하는 수 없이 힐링이라는 이름으로 먼 길을 걸어..

[보목동] 문섬, 주상절리까지 탁 트인 풍경 ‘섶섬’

섶섬문섬, 주상절리까지 탁 트인 풍경 보목동 해안가를 달리다 보면 구두미포구 앞에 유난히 나무가 무성해 보이는 섬이 눈에 들어온다. 서귀포시에서 남서쪽으로 3km쯤 떨어진 무인도 섶섬이다. 숲이 우거져 숲섬이라 불린 것이 지금의 발음이 되었고, 옛 문헌에도 나무가 빽빽하게 들어섰다는 뜻의 삼도(森島)라 표기돼 있다.​설화가 많은 제주답게 섶섬에도 전설이 있다. 이곳에 커다란 귀가 달린 빨간 뱀이 살았는데, 용이 되고픈 소원을 품고 용왕님께 오랫동안 기도를 드렸다고 한다. "섶섬과 지귀도 사이 바다 속에 숨은 야광주를 찾아오면 용이 될 수 있다"는 용왕님의 힌트에 뱀은 암초로 뒤얽힌 물속을 무려 100년이나 헤맸지만 야광주를 찾지 못한 채 죽고 말았다. 그 후 비가 오려면 섶섬의 정상에는 안개가 끼었다고 ..

[성산읍]‘라이터’가 아닌 ‘작품’이 되다 ‘지포뮤지엄’

지포뮤지엄라이터가 아닌 작품이 되다 제주도 여행 일정에꼭 한 번씩은 등장하는성산일출봉 옆의 ‘섭지코지’는인간이 흉내 낼 수 없는거대한 자연의 경이로움을볼 수 있는 곳이기도 하지만, 인간만이 할 수 있는고귀한 작품들도 만나볼 수 있는데,그것이 바로 오늘 소개할글래스하우스 1층에 위치한‘지포뮤지엄’이다. 세계적인 건축가인 안도 다다오가 건축한 건물인 글래스하우스 1층에 위치한‘지포뮤지엄’은 총 1,2관으로 나뉘어져 있다. 1관에서는 간단한 음료와 디저트를 구매할 수 있는 카페와다양한 작품이 새겨진 라이터를구입할 수 있는 매장이 함께 있다.입구에는 다양한 지포라이트포스터가 전시되어 있다. 섭지코지의 글라스하우스에 위치한 ‘지포뮤지엄’ 지포(ZIPPO)란? ‘라이터’의브랜드명으로 1932년 미국인조지 블레이스델..

[구좌읍]제주여행코스를 추천하다 '비자림'

비자림비 오는 날 사뿐사뿐 걷기 좋은 숲길 '바자림' 7,8월이면 제주도는 휴가객들로온 섬이 떠들썩하다. 하지만 이 날에 맞춰 찾아오는장마철이나 태풍 때문에여행객들은 박물관 탐방으로돈만 펑펑 쓰다가 오기 일쑤다. 사실 제주도는해가 쨍쨍한 날보다비 오는 날 가면 좋은여행지가 훨씬 많다. 그중 가장 대표적인 곳으로는산간에 비가 엄청 쏟아 부어야만볼 수 있는 ‘엉또폭포’다.이 폭포는 여행객들이제발 비가 내려라 빌게 되는 곳이기도 하다. 비가 와도 여행은 계속된다 그리고 또 한 곳은오늘 소개할 ‘비자림’이다. 이곳은 비가 많이 오면흙길에 신발이 조금지저분해질지도 모르지만운치 하나는 기가 막힌다. 일부러 비가 오는 날 우비를입고 오는 여행객들이 많다. 구좌읍 평대리 중산간마을에위치한 비자림은 수령이300~600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