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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오름 33

[안덕면] 당(堂)은 없지만 마음이 편안해지는 오름 ‘당오름’

당오름 당(堂)은 없지만 마음이 편안해지는 오름 제주도에는 예로부터 '당 오백 절 오백'이라 했을 만큼 당도 많고 절도 많았었다. 당이 있었던 데서 유래된 ‘당오름’이라는 곳도 송당리, 와산리, 고산리 등 여럿 있다. 그 중에 안덕면 동광리에 있는 표고 473m 비고 118m의 ‘당오름’에는 당이 없었다. 동광육거리에서 금악으로 뻗어 있는 1116번 도로를 가다보면 동쪽으로 그 모습을 드러낸다. 입구에서 보는 오름은 보잘 것이 없어 보인다. 소들을 방목하여 키우는 목장 안에 나지막하게 누워있는 모습은 그저 평범한 풀밭 오름으로 보인다. 목장 안에 있어 탐방로가 뚜렷하게 조성되어 있지는 않지만 커 보이지 않는 소나무들 사이로 뚜렷하게 보이는 오름 능선을 향해 무덤가를 지나면 쉽게 오름에 다가설 수 있다. ..

[대정읍] 귀 기울이지 않아도 들리는 울음 ‘송악산과 알오름’

송악산과 알오름 귀 기울이지 않아도 들리는 울음 대한민국에서 최남단에 있는 오름인 송악산은 태어난 이후 줄곧 고난과 아픔을 달고 살아온 오름이다.제주도의 남서쪽 끝자락에서 망망대해를 바라보며 거센 파도의 시련으로 온 몸이 패이고, 패인 몸으로 슬픈 역사의 아픔을 이겨내고 있는 오름.그래도 오름의 끝자락 절벽 앞에 서면 저절로 흥얼대어지는 노래.​세찬 비바람에 내 몸이 패이고 이는 파도에 내 뜻이 부서져도나의 생은 당신의 조각품인 것을 나는 당신으로 인해 아름다운 것을 송악산은 초기의 수성 화산활동과 후기의 마그마성 화산활동을 차례로 거친 화산으로 먼저 폭발한 큰 분화구 안에 두 번째 폭발로 지금의 주봉이 생기고 거기에 작은 분화구가 생겨난 이중화산체로 주변 지질특성이 특이하고, 해안선을 이루고 있는 남쪽..

[조천읍] 신록의 5월 그 향기 속으로 들어가 보자 '바매기오름(알밤오름)'

바매기오름 신록의 5월 그 향기 속으로 들어가 보자 어느 마을을 가든 박하향인 듯, 라일락향인 듯, 아니 그보다도 더 알싸한 향기가 코끝을 간지럽히다 목덜미를 타고 내린다. 온몸이 귤꽃향기에 물든 착각에 빠진다. 더 나가 들판에 이르면 또 다른 향기가 흐른다. 새하얀 찔레꽃 향기가 그것이다. 온 들판을 하얗게 수놓는 찔레꽃은 그 선명함에 미처 가시가 있다는 것을 잊게 만든다. 장미는 가시가 있어 더 아름답다고 하지만 들판에서 만나는 찔레꽃은 가시가 없으면 더 친해질 수 있을 것 같은데... 하지만 우리에게 친숙한 노래에 자주 등장하는 찔레꽃이야말로 진정 서민의 꽃일 것이다. 찔레꽃 향기가 가득한 오름으로 가보자. 이 시절 어느 오름인들 그 향기가 없을까마는 연두 빛 신록의 상큼함을 보고 또 느낄 수 있는..

[조천읍] 드넓은 자왈과 곶 한가운데에서 가시나무새가 되어 날아보자 ‘바농오름’

바농오름 드넓은 자왈과 곶 한가운데에서 가시나무새가 되어 날아보자 연일 이어지는 비 날씨와 산간의 안개주의보는 오름을 오르는 오름꾼에게는 산행할 오름 선택의 어려움을 가져다준다. 제주시를 출발할 때의 날씨와 평화로나 번영로에 들어설 때의 날씨가 다르고, 서귀포 방향으로 접어들었을 때의 날씨 또한 달라진다. 어떤 날은 중산간도로로 제주도를 한 바퀴 돌아도 맑은 곳을 찾기 어려운 날도 있다. 그렇게 한 바퀴를 돌아 찾아간 오름이 바농오름이다. “자왈”이란 나무와 덩굴 따위가 마구 엉클어져서 수풀같이 어수선하게 된 곳 즉, 덤불을 일컫는 제주어이다. 또한 “곶”이란 산 밑의 숲이 우거진 곳을 말한다. 조천읍 교래리 산108번지에 있는 해발 552.1m, 높이가 142m인 바농오름은 오름 주변에 곶자왈이 넓게 ..

[표선면] 매의 날갯죽지에 앉아 비상을 꿈꾸다 ‘매오름’

매오름 매의 날갯죽지에 앉아 비상을 꿈꾸다 오름의 정상이 바위로 이루어져 있는데, 그 바위의 형세가 매의 머리 같고 양쪽으로 뻗은 등성이가 날개 같다고 하여 ‘매바위오름’이라는 이름을 얻은 매오름은 표선면 표선리에 있는 표고 136.7m, 높이 107m인 오름을 이른다. 매오름! 하늘을 나는 그 많은 새들 중에서 하필 매를 생각했을까? 날개 짓도 하지 않고 기류에 몸을 실어 높은 창공위에 떠있으면서 지상을 향해 눈을 부릅뜨고 먹이를 탐색하는 맹금류인 매를 떠올리는 것은 아마도 힘에 대한 경외감의 표출은 아니었을까. 그런데 우리가 오름의 모양을 가지고 오름의 이름이 만들어진 여러 오름을 보며 고개를 갸우뚱하는 경우가 있다. 모양이 영 아니올씨다 인 것이다. 오름의 모양을 보면서 우리가 놓치는 부분은 현재의..

[대륜동] 바람이 불어오는 곳, 그 곳으로 가자 '고근산'

고근산바람이 불어오는 곳, 그 곳으로 가자 제비가 사라졌다.‘강남 갔던 제비가 오는 날’인 "삼짇날"이 지났지만 강남 갔던 제비는 돌아오지 않는다. 해마다 봄이면 전깃줄 위에 떼 지어 않거나 날렵한 모습으로 낮게 비행하며 비 날씨를 예보하던 제비가 안 보이는 것이다. 어릴 때 외갓집 처마 밑 둥지에서 입을 쫙쫙 벌리고 목청을 드러내며 시끄럽게 울어대던 제비 새끼들의 모습은 앞으로 추억으로만 있게 되는 걸까. 제비도 떠났으니 이젠 사람 차례인가? 아니면 제비가 둥지를 짓고 살던 집에서 사람이 떠나가서 제비도 둥지를 버리고 떠나간 것일까! 제비는 돌아오지 않았지만, 한라산 등성이를 쓸고 내려오는 겨울의 하늬바람을 온 몸으로 막아내고, 강남에서 불어오는 따뜻한 마파람을 가슴 가득 품고 있는 오름. 고근산을 올..

[안덕면] 올레길 따라 벼랑 넘고 계곡 지나며 ‘도래오름(월라봉)’

도래오름(월라봉)올레길 따라 벼랑 넘고 계곡 지나며 올레가 정낭을 넘고 거릿길을 건너 한질로 나앉은 지 10여년이 흘렀다. 집에서 거릿길까지의 짧고 구부정했던 올레는 이제 섬 전체를 돌며 길과 길을 연결하여 하나의 올레가 되었고 모든 이웃집은 바로 우리 집으로 가는 올레 안에 있다. 이제야 제대로 된 공동체 안에서 살고 있는 것이 아닐까. 과거 어느 때보다 더 가깝게 살고 또, 그 어느 때보다 더 끈끈한 이웃이 된 것일까. 올레 길이 오름을 넘나드는 여러 오름 중에 도래오름이 있다. 지도에는 월라봉(月羅峰)이라고 표시되어 있고 돌레오름이라고도 하는 도래오름은 주봉이 안덕면 감산리에 있는 표고 201미터의 오름이다. '도레 · 돌레'의 뜻을 열매인 ‘다래'의 제주방언 ‘도레’로 보고 이 오름에 예전에 다래..

[조천읍] 힐링숲 속에서 녹음의 바다로 빠져보자 ‘물찻오름’

물찻오름 힐링숲 속에서 녹음의 바다로 빠져보자 본격적인 여름이 시작되는 6월이다. 연두 빛을 띠던 숲은 점점 짙어져 진초록의 녹음으로 바뀌고, 태양빛도 한층 더 따가워져 어느새 그늘을 찾게 되는 계절이 시작된 것이다. 여름에 오름을 오른다는 것은 인내가 필요하다. 더욱이 나무도 번번이 없는 민둥오름을 오르려면 힘이 들기보다도 땀이 먼저 시야를 가린다. 여름에는 그래서 사람들은 숲이 있는 오름을 찾는다. 참으로 오랜만에 먼 길을 걸어 오름을 올랐다. 예전에 이 오름을 찾을 때는 임도를 따라 차를 타고 오름 아래까지 이동하여 쉽게 오름을 오르곤 했었는데, 사려니 숲길이라는 이름으로 임도를 숲길로 만들어 오름 진입로의 차량통행을 막아버리고 걸어서 다니라고 한다. 하는 수 없이 힐링이라는 이름으로 먼 길을 걸어..

[표선면] 진한 향기의 숲 속을 거닐다 ‘붉은오름 자연휴양림’

붉은오름 자연휴양림숲길과 오름, 자연에서 쉴 수 있는 모든 것이 있는 곳 제주도는 자연이 주는 모든 것을 누릴 수 있는 신이 주신 선물 같은 아름다운 섬이다. 최근 여행객들의 제주여행코스가 많이 바뀌긴 했지만, 여전히 제주도는 자연 경관지를 제외하고 여행하기엔 너무나도 아까운 곳이다. 제주도에서만 느낄 수 있는 자연의 경이로움을 몸소 체험하기 위해 오늘은 ‘붉은오름 자연휴양림’으로 떠나본다. 표선면 남조로에 위치한 ‘붉은오름 자연휴양림’은 온대, 난대, 한 대 수종이 다양하게 분포된 울창한 삼나무숲과 해송림, 천연림 등 제주의 자연경관을 그대로 보존하면서 숲속의 집, 유아 숲 체험원 등 각종 편의시설과 쉼터를 제공하는 휴양림이다. 봄에는 철쭉을 비롯한 각종 꽃들이 만발하고, 여름에는 시원한 녹음의 숲으로..

[표선면]오름 위에 부는 바람 물결 타고 천상으로 ‘영주산

영주산오름 위에 보는 바람 물결 타고 천상으로 기슭에서 불어 온 바람이오름의 능선을 따라오르다 계단을 타고천국으로 사라지는 오름. 먼 옛날에 살았던 신선은아마 바람 물결을 타고 천상을오르내렸으리라. 지금의 사람들은 끝을모르는 계단을 따라 또 그렇게오름을 오르내린다. 표선면 성읍민속마을 북쪽에 위치한영주산은 오름의 높이가 176m로주위에 있는 오름보다 비교적 높고둘레가 4.7km에 달하는 꽤 큰몸집을 가진 오름이다. 성읍에서 수산으로 가는 길을가다 돌아보면 굼부리를가운데 두고 흘러내린오름 자락의 모습이 선명하게 보인다. 신선이 사는 곳이라 영주산이라부른다는 이야기와 함께,오래전부터 오름 봉우리에아침 안개가 끼면 비가 내린다는전설이 전해져 내려온다. 신령 머무르는 산, 영주산 신령한 사람이 사는 神山(신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