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시 - 동쪽여행지

[표선면]오름 위에 부는 바람 물결 타고 천상으로 ‘영주산

(주)교차로-제주 2020. 5. 27. 1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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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주산

오름 위에 보는 바람 물결 타고 천상으로



기슭에서 불어 온 바람

오름의 능선을 따라

오르다 계단을 타고

천국으로 사라지는 오름.


먼 옛날에 살았던 신선

아마 바람 물결을 타고 천상을

오르내렸으리라.


지금의 사람들은 끝을

모르는 계단을 따라 또 그렇게

오름을 오르내린다.



표선면 성읍민속마을 북쪽에 위치한

영주산은 오름의 높이가 176m

주위에 있는 오름보다 비교적 높고

둘레가 4.7km에 달하는 꽤 큰

몸집을 가진 오름이다.


성읍에서 수산으로 가는 길을

가다 돌아보면 굼부리를

가운데 두고 흘러내린

오름 자락의 모습이 선명하게 보인다. 


신선이 사는 곳이라 영주산이라

른다는 이야기와 함께,

오래전부터 오름 봉우리

아침 안개가 끼면 비가 내린다는

전설이 전해져 내려온다.



신령 머무르는 산, 영주산


신령한 사람이 사는 神山(신산)으로

우러러 영모르라고도 불리고,

또한 '바우오름'이라고도 한다.


지금처럼 나무가 우거지기 전에

산이 온통 바위로 뒤덮여 있었다는

데서 이렇게 불렸다고 한다.



예전에는 오름의 대부분이

풀밭이었고 험한 데가 없어서

어느 쪽으로나 오를 수 있었다.


시간이 지나 풀밭이었던 곳

대부분이 나무가 자라면서 가로막혔고

오름의 중턱 이후부터는

매우 가파른 경사라 아무 곳으로나

함부로 진입하지 못하게 되었다.


하지만 오름의 산책로

잘 조성되어 있고 주차장까지

갖추고 있어 접근하기 쉬운 오름이다.



오름 입구에 보면

바람에 이끌려, 향기에 취해,

발길이 움직이는 영주산 둘레길

안내판이 서있다.


정상으로 향하는 정상길과

기슭을 도는 둘레길

그리고 저수지길 등

3의 길이 만들어져 있다. 


시간이 허락하면 정상을 오르고

둘레길을 지나 저수지까지

휘돌아 봐도 좋을 듯하다.



오름의 동쪽 사면은 정상으로부터

급경사로 패어내려 화구바닥에 이르며,

남동쪽으로 용암 유출수로를

따라 휘어 돌아가며

벌어진 대형의 말굽형 분화구를 이룬다.


화구 동쪽 안사면의 능선에는

용암 노두가 산등성이에

노출되어 있고,

오름 동쪽 기슭에는 동쪽으로 터진

작은 분화구도 딸려 있다.


입구를 들어서면 사진에서

보았던 양떼목장이 생각날 정도로

완만하고 넓은 풀밭이 먼저 반긴다.


입구에서 계단을 따라 동쪽 능선을

향해 나갈 수도 있고 그냥 목장길 같은

초원을 가로질러 오를 수도 있다.


아니면 서쪽으로 방향을 틀어

숲길로 접어들 수도 있다.

초원을 가로질러 능선을 따라 오르면

풀밭이 끝나는 곳에서 계단 길을 만난다.

계단에 서서 오름을 바라보면

하늘이 닿는다.



색색으로 단장한 계단을 오르면

금방 정상에 닿을 듯하다.


능선을 따라 이어지는 계단은 올라가면

갈수록 아름다운 풍경을 내려놓는다.


계단에 서서 바라보는

주위의 풍경은 천국으로 향하는

계단이라고 할 정도로 아름답다.


오른쪽으로는 목장, 왼쪽으로는 마을,

뒤쪽으로는 오름과 바다

어우러지는 성산도 볼 수 있다.



오름 정상으로 금방 데려다줄 것 같은

계단 길은 오르고 올라도 끝이 없다.

그렇지만 허겁지겁 오를 필요는 없으리라.


지쳐서 계단에 걸터앉아 뒤 따라

능선을 오르는 바람과 눈을 돌리면

볼 수 있는 아름다운 풍경을 삼으면

이곳이 바로 천국이니.


입구에서 시작해 오름의 능선을

지나고 계단을 따라가며 어느 곳에서나

펼쳐지는 아름다운 풍경은

옛날 이곳에 신선들이 살았다는 말이

전설이 아닐 것이라는 믿음으로 차곡차곡 쌓이다

정상에 이르러 마침내 확신으로 굳어진다. 


그런 확신은 정상에 앉은 내가

신선인 듯 착각에 빠져

내려갈 생각을 잊어버리게 만든다.



뜨거운 여름이라면

울창한 삼나무 숲길을 따라

천천히 내려가는 것도 좋지만,


이런 날씨에는 왔던 길을

뒤돌아 다시 천상의 계단을 타고

구름 위를 걷듯 사뿐사뿐 내려가는 것이

어울릴 것 같다.

어차피 계단이 낮아 성큼성큼

내려가기에는 무리가 있지만.



오름의 서녘 기슭을 흐르는 하천인 천미천에는

'가매소'라 불리는 못이 있는데,

냇바닥의 단층이 가마솥 모양의 움푹한 못을

이루면서 주변의 기암이며 수림이 어우러져

경치가 좋아 특히 진달래꽃

꽃놀이터로 옛날부터 알려진 곳이다.


오름의 서쪽에는 성읍저수지가 만들어져 있다.

비가 많이 오면 천미천이 범람하여

마을에 피해를 주는 일이 많아

물길을 돌려 저수지에 묶어놓기

위해서 만들었다고 한다.


저수지 주위에는 억새밭이 넓게 펼쳐져 있어

또 하나의 볼거리를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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