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귀포시 - 동쪽여행지

[표선면]제주도 가볼만한곳 아름다운 계단이 펼쳐진 ‘영주산’

(주)교차로-제주 2021. 6. 23. 0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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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주산

새로운 탐방로와 함께 푸른 산수국이 핀 아름다운 오름


 

 

제주도에 장마가 시작되려는지 하루에도 날씨가 여러 번씩 바뀌기도 하고, 제주시에는 하루 종일 비가 내리는데, 서귀포로 가면 마치 시간의 문을 건너온 것처럼 맑은 하늘이 반겨주는 일이 허다하다.

 

제주도에는 장마철이면 가장 아름답게 피어나는 꽃이 있는데, 바로 수국이다. 몇 년 사이 제주도에는 아름다운 수국을 감상할 수 있는 명소들이 많이 생겨났다. 그 중에서는 아름다움을 보는 값을 돈으로 지불해야 하는 곳도 있고, 돈 대신 몸으로 때워야 하는 곳도 있다.

 

돈을 지불하는 곳은 비교적 쉽게 아름다운 꽃과 마주하게 되지만, 몸으로 때워야 하는 곳은 아름다움을 만끽하기가 그리 쉽지 않다. 그렇지만, 야생의 아름다움은 인공적인 아름다움과는 비교가 되지 않을 만큼 큰 감동을 얻을 수 있다.

 

오늘 소개하는 표선면의 ‘영주산’은 무료로 감상할 수 있지만, 샤워하듯 땀을 쏟아내야만 만날 수 있는 감동적인 아름다움을 간직한 곳이다.

 

 

매년 볼 때마다 느껴지는 감동과 풍경 또한 다르지만, 이런 맛에 또 오르게 되는 것이 오름이 아닌가. 이번 산행에서는 예전엔 볼 수 없었던 새로운 길을 알게 되어 더욱 뿌듯함이 크다.

 

입구부터 바뀌었다. 매번 흔들거리는 발판을 넘어 다녀야 했는데, 새롭게 정비해 깔끔한 모습이다. 그리고 방목 중인 소들이 밖으로 나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울타리도 위험하지 않게 바뀌었다.

 

표지판도 새로 만든 것인지, 영주산 둘레길과 정상길을 알려주는 표지판이 생겼다. 사실 예전엔 둘레길로 돌다가 어느 쪽으로 가야하는지 알지 못해 다시 돌아왔던 적도 많았다. 그런데 이번엔 길을 새롭게 정비해 정상으로 바로 향하는 사람들은 정상길로, 영주산을 한 바퀴 빙 둘러보고 싶은 사람들은 둘레길을 선택할 수 있도록 표지판을 설치해두고, 길도 나름 재정비한 모습니다.

 

둘레길도 왠지 가볼까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역시나 정상길로 바로 직행이다.

 

 

 

영주산은 아래에서 볼 때는 금방 올라갈 수 있을 것처럼 엄청 짧아 보이기도 하고, 완만해 보일 수도 있지만 실제로 걷다보면 금방 지치는 몸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특히나 수국이 필 무렵이면 날씨가 덥다는 표현보다는 찐다는 표현이 더욱 어울린다.

 

눈으로 확인 가능한 탐방로를 따라 계속 올라가다 보면 조금 지친다는 느낌이 드는데, 그 때는 바로 뒤를 한 번 돌아보길 바란다. 잠시 힘들다고 느꼈던 마음이 위로가 될 것이다.

 

그렇게 정상이 곧 닿을 것처럼 보였던 탐방로는 갑자기 계단으로 이어진다. 그런데 이 계단은 아무리 멀고 힘들어도 지치지 않는 처방전이 함께 있다. 그것이 바로 ‘산수국’이다.

 

요즘 제주도 길가에 꽃 한 다발이 뭉실뭉실 한 모습을 볼 수 있는데, 그 꽃이 모두가 알고 있는 ‘수국’이고, 영주산에 피어난 수국은 ‘산수국’으로 모양이 조금 많이 다르다. 커다랗게 한 송이씩 피어난 수국과 비교하면 소소하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은은한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는 꽃이다.

 

 

영주산 정상으로 이어진 이 계단에는 ‘산수국’이 양 옆으로 쭉 피어있다. 마치 아리따운 신부가 평생을 함께할 신랑에게 한 발자국씩 걸어가듯 사뿐사뿐 걷게 만드는 마법의 길이다.

 

양 옆으로는 시원하게 뻥 뚫린 제주의 자연을 마음껏 감상할 수 있다. 이렇게 계단에만 집중되어 피어난 산수국길을 바라보면 끝이 잘 보이지 않아 마치 하늘로 연결된 것처럼 보이기도 해 천국의 계단이라고도 한다.

 

그렇게 정상에 도착하면 그 뒤로는 산수국을 잘 볼 수 없다. 영주산은 분화구가 말굽형처럼 생겨 처음 시작하는 곳과 끝이 다를 수밖에 없는 오름이다.

 

 

 

예전에는 정상에서 바로 왔던 길로 되돌아가곤 했는데, 이번엔 자세히 살펴보니 사람이 걸어갈 수 있도록 길이 나 있는 것을 발견할 수 있었다. 조심스럽게 그 길을 따라서 천천히 걸어보았다. 처음엔 이쪽으로 가면 길이 나올 것인가 의심스러웠지만, 탐방로가 있어 계속 따라가 보기로 했다. 그런데, 중간쯤 오니 갑자기 새롭게 만들어진 것 같은 탐방로가 이어졌다. 그렇게 한참을 걸어 내려가 드디어 입구에 닿을 수 있었는데, 새롭게 만들어진 탐방로 같다는 생각을 하면서도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고르지 않은 산길에서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며 피어난 산수국들의 향연이다.

 

내려오는 동안 계속 볼 수 있었던 산수국에 너무나도 상쾌한 기분을 느낄 수 있었던 산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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