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귀포시 - 동쪽여행지

[성산읍]제주의 이야기가 있는 마을, ‘온평리’

(주)교차로-제주 2021. 6. 21.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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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평리

제주도 마을투어 그 서른한 번째, 서귀포시 성산읍 온평리.


 

제주의 신화는 참으로 신기하고 재미있다고 생각된다. 이곳 온평리 역시 제주의 건국과 관련한 재미있는 이야기가 있다.

 

태고적 제주에 고, 양, 부의 성씨를 가진 삼신인이 삼성혈에서 솟았다고 한다. 건장한 이들 세 청년은 배필이 없어 나라를 세우지 못했으며, 어느 날 제주의 동쪽바다에서 발견한 세 개의 자색상자에는 세 명의 처자와 각종 가축, 그리고 오곡의 종자와 호위무사와 같은 남자가 나타났다고 한다.

(중간 생략)

그래서 이들이 혼인을 한 연못을 혼인지라 한다.

 

이번 투어에 코스로 반영하진 않았지만, 제주의 건국과 관련한 재미있는 이야기가 전해지는 혼인지는 지금 푸른빛 아름다운 수국이 만발해 많은 사람들이 찾고 있다. 매년 찾아가지만, 해마다 수국의 크기가 달라지며 점점 더 아름다운 정원으로 바뀌어 가고 있다. 근처로 여행을 하게 된다면 꽃다발 한 아름 안는 듯 풍성한 꽃을 자랑하는 수국을 만나러 가보아도 좋겠다.

 

 

 

이곳 마을의 여행은 작년 늦가을 무렵부터 계획을 했지만, 여러 이유로 찾아가기가 쉽지 않았다. 마침 날씨가 좋은 어느 날, 드디어 여행이 시작되었다.

 

첫 시작점은 온평포구. 조용한 바닷가 마을인 이곳의 포구가 궁금했다.

 

위에 이야기한 신화와 관련된 조형물들이 전시되어있다. 입구에서 내용을 읽지 않고 조형물을 먼저 보게 된다면, 바다와 어울리지 않는 모습에 당황하지 않을까?

 

 

본격적인 여행의 시작은 멋진 풍경과 함께하는 바닷길이다. 바람소리와 파도소리를 따라서 무작정 걸어본다.

 

처음에는 그저 높은 돌담인줄 알았다. 온평 환해장성 이라는 이곳은 제주특별자치도 기념물 제49-9호 로 지정된 문화재이다.

 

고려 원종11년(1270) 몽고와의 굴욕적인 강화를 반대한 삼별초군이 진도에서 용장성을 쌓아서 항거하다 함락되자 탐라로 들어가는 것을 방어하기 위해 조정에서 영암부사 김수와 고여림 장군을 보내 쌓은 것이 시초라고 한다.

 

 

바닷가 마을인 이곳에는 특이하게 밭농사로 옥수수가 재배되고 있었다. 농사를 잘 모르지만, 옥수수가 이곳에서 재배된다니. 뭔가 어울리지 않은 느낌이지만, 마을 풍경과는 잘 어우러지는 듯하다.

 

 

한적한 이 마을에 생각 외로 지나는 사람들이 많다. 주민들이 아닌 올레를 걷는 올레꾼들이다. 이곳은 올레 제2코스가 지나는 마을이다. 바닷길과 마을길을 번갈아 가며 걸을 수 있는 매력이 있어서 찾는 이들이 많은 게 아닌가 생각이 든다.

 

 

 

온평리의 매력이 뭘까? 이야기와 이야기가 있는 마을이 아닐까 생각된다.

여행의 시작은 탐라건국의 신화로, 그리고 여행의 마무리는 호국의 영웅들로.

 

 

온평리의 애향탑과 함께 자리한 충혼비는 6.25당시 조국을 위해 싸우다 순직한 온평리 출신의 호국 용사들의 넋을 위로하기 위해 온평리 주민들의 성금과 정성으로 1963년 1월 5일에 건립되었다고 한다.

 

온평리의 많은 이야기를 모두 담아내지 못해서 아쉽지만, 그래서 더욱 마을을 직접 찾아가 보길 권해본다. 서로가 바라보는 게 다른 만큼, 어쩌면 또 다른 이야기들이 기다리고 있을지도 모르니까.

글·사진제공 김형일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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