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려니숲길
제주도 힐링 1번지, 눈 쌓인 사려니숲길
올해는 초부터 눈이 많이 내려서 하루 종일 집에만 있어도 기분이 좋아지는 시작이다. 코로나로 인해, 폭설로 인해 바깥세상 구경을 못한지가 수일이 되니 아이들도 엄마도 몸 여기저기가 콕콕 쑤시기 시작한다. 코로나로 집콕생활을 할 때에는 그나마 드라이브라도 할 수 있었지만, 이렇게 폭설이 내리니 드라이브는커녕 집 앞 산책도 그림의 떡이 되었다.
그렇게 그치지 않을 것만 같던 눈이 멈추고, 답답했던 마음을 이야기해주려고 자연을 찾아 나섰다. 오늘 만나게 된 자연은 바로 남조로에 입구가 있는 ‘사려니숲길’이다.
폭설로 인해 사려니숲길은 더욱 아름다운 모습을 뽐내고 있었다. 집에서 손가락만 까딱하던 아이들도 새하얀 눈을 보니 얼굴빛이 달라졌다. 층간 소음으로 뛰지도 못하고 소리도 지르지 못하던 아이들이 고삐가 풀렸다.
사람들이 없는 곳으로 달려가 소리도 지르고 눈 위에서 폴짝폴짝 뛰며 강아지마냥 쫓아다닌다. 이렇게 좋아할 줄이야... 사실 어른들도 설레는 마음은 똑같다. 오랜만에 만나는 눈이라 그런지 더욱 반갑고, 이렇게 새하얀 눈과 함께 하늘 높이 치솟은 삼나무까지 함께 보게 되니 그저 보는 것만으로도 치유가 된다. 그동안 얼마나 답답했었는지 자연에게 털어놓지 않아도 이미 마음이 몰랑몰랑해졌다.
사려니숲길에는 얼마 전 무장애숲길이 새롭게 열렸다. 남녀노소 누구나 유모차, 휠체어도 문제없는 무장애길이다. 기존 코스의 오른쪽으로 새롭게 난 이 길은 눈이 오지 않아도 압도적인 자연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는 길인데, 눈이 오니 그 매력은 말로 표현할 수가 없다.
아무리 무장애숲길이라도 눈이 내리니 모든 사람들이 조심조심 걸어야하는 길이 되어버렸지만, 이렇게라도 걸을 수 있는 길이니 얼마나 좋은가. 눈이 쌓이니 탐방로가 아닌 길로도 들어가 볼 수 있어서 더욱 새로운 느낌이다. 예전처럼 사람들이 너무 북적거리지도 않아서 더욱 좋은 숲이다. 길게 뻗은 삼나무처럼 탐방로도 아주 잘 정돈되어 있어 걷는 길마다 아름다움이 쏟아져 나오고, 카메라가 가는 곳마다 탄성이 흘러나온다.
녹음이 짙은 사려니숲길의 아름다움을 따라올 자가 없다 생각했는데, 이 숲의 설경은 말로는 표현할 수 없는 아름다움의 ‘끝판왕’ 같은 느낌이다.
하나 둘 간절한 마음을 담아 쌓아둔 돌탑에도 눈이 소복하게 쌓여 올 한해는 모두가 그 간절함을 이룰 수 있을 것만 같은 기운이 느껴진다. 아이들도 그 돌탑 위에 살며시 돌을 놓으며 코로나 이야기를 하는 듯하다.
지난해는 코로나로 인해 일상이 마비되기도 했지만, 어쩌면 이 바이러스의 존재는 모두에게 가족의 소중함과 건강의 중요성 그리고 서로를 위하는 마음을 더욱 일깨워주지 않았나 하는 생각도 든다.
그동안 사소하게 생각해왔던 모든 일상이 더욱 소중해지고, 이로 인해 우리가 사는 세상이 더욱 따뜻함이 넘쳐나는 사회가 되면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모두가 몸도 마음도 지쳐가는 때에 사진 속의 자연을 통해서라도 잠시 쉬어갈 수 있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
사진, 글 제공 조희연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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