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시 - 동쪽여행지

[조천읍]생명이 시작되는 신비의 산림습지 ‘제주동백동산습지’

(주)교차로-제주 2021. 1. 22.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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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동백동산습지

자연과 함께 천천히 마음을 나누는 깊은 숲길 여행


 

하얀 눈이 정신없이 쏟아지던 제주도가 다시 원래의 푸르른 모습으로 돌아오고 있다.

전국에 내린 눈은 마치 코로나를 덮어 버릴 기세로 왕창 쏟아지더니 코로나가 조금씩 잠잠해지니 물러난 것 같은 기분이 들 정도로 타이밍이 좋았다.

 

불편함을 겪은 사람들도 많겠지만, 우리에겐 잠시나마 새하얗게 변해버린 제주의 풍경을 감상하며 또 한 번 제주의 아름다움을 마음속에 담을 수 있는 좋은 시간이 되어 주었다.

 

이렇게 눈이 오는 제주도라면 가보고 싶었던 곳이 몇 곳 있는데, 그 중에서도 제주도의 습지보호구역의 모습은 어떨지 궁금했다. 제주의 습지보호지역은 물영아리오름, 1100고지, 동백동산, 물장오리오름, 숨은물뱅듸 습지보호지역으로 5곳이 있는데, 그 중 1100고지 습지와 동백동산 습지를 제외한 나머지는 출입이 제한되어 있다.

 

그래서 오늘은 언제든 편안하게 다녀올 수 있는 ‘동백동산 습지보호지역’을 소개하고자 한다. 하얀 눈이 소복하게 쌓인 동백동산을 소개하면 더 좋았겠지만, 오늘 소개할 동백동산은 눈이 내리기 전에 다녀와 눈의 흔적은 볼 수가 없는 점이 조금 아쉽긴 하다.

 

본격적으로 동백동산을 탐방하긴 전에 습지보호지역에 대해 간략히 설명을 하고자 한다.

 

습지보호지역이란, 습지 중 자연생태가 원시성을 유지하고 있거나 생물다양성이 풍부해 특별히 보존할 가치가 있기에 습지보전법에 따라 지정·고시한 지역을 말한다.

 

동백동산습지는 하천이나 호소 유역에 형성된 습지와 달리 화산섬 제주의 곶자왈 숲 지역에 형성된 내륙습지로서 산재한 소규모 연못 및 우기 시 습지로 변하는 건습지 등에서 순채, 어리연꽃, 통발, 송이고랭이 등 다양한 습지 식물이 서식하고 있다.

또한 이 지역은 제주도에서 산림이 아닌 평지에 형성된 난대 상록활엽수림 지역으로서는 가장 면적이 광활할 뿐 아니라 긴꼬리딱새, 팔색조 등 희귀 조류와 비바리뱀, 맹꽁이 등 양서·파충류, 제주에서 최초로 발견된 제주고사리삼 등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 야생 동·식물을 비롯해 다양한 희귀 동·식물이 서식하고 있는 생물다양성 및 생태계의 보고라 할 수 있다.

이러한 생태적 특성과 학술적인 가치를 인정받아 환경부 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해 국제적으로도 람사르 습지로 등록해 보호하고 있다고 한다.

 

원래 동백동산의 입구는 선흘분교쪽에서 들어오는 길에 위치해 있었는데, 동백동산의 먼물깍이 람사르 습지로 등록되면서 동백동산습지센터가 생기면서 입구가 바뀌었다. 예전엔 항상 갔던 길을 되돌아 와야 했는데, 센터가 생기면서 한 바퀴 돌 수 있는 길이 만들어져 훨씬 걷기 편해졌다. 탐방로도 잘 정비되어 있어 길을 잃어버릴 염려도 줄었다.

 

약 7년 정도 전에 처음 동백동산을 탐방할 때가 생각이 난다. 그 당시엔 들어가는 입구는 있었지만, 출구는 어디인지 정확히 알 수가 없어 숲에서 해매이기도 하고 갔던 길을 다시 되돌아오기도 했었다. 지금은 탐방로가 너무 잘 되어 있어 아무 생각 없이 걷기만 해도 입구로 들어가며 출구로 나올 수 있으니 그것만으로도 여유로운 탐방을 할 수 있게 됐다.

 

지도에 나온 길을 한 바퀴 빙 둘러보면 약 2시간 정도의 시간이 소요된다. 대부분이 신비로운 곶자왈의 생태계를 관찰할 수 있는 깊은 숲길이지만, 선흘분교 입구로 향하는 길에서는 누군가의 삶의 터전이 펼쳐져 있어 숲길 탐방의 재미있는 요소가 되어 준다.

 

날이 좋을 때에는 나무 사이사이 새어 들어오는 빛을 받아들이면 영화 속 주인공이 혼자서만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것 같은 멋진 장면이 펼쳐지기도 한다. 동백동산도 많이 알려진 숲길이지만, 숲에서 만날 수 있는 사람들은 많지 않다. 그렇기에 더욱 고요하고 차분하게 숲길을 걷는 재미를 느낄 수 있다.

 

지난 1년 간 사람들과의 접촉을 줄여나갔더니 이제는 많은 사람들이 모이는 장소는 왠지 모르게 더 어색한 느낌이 들기도 한다. 그냥 혼자서 걷는 것이 편하고, 혼자 먹고, 놀고, 생활하는 것이 어쩌면 조금 더 익숙해져버렸다. 그래도 얼른 코로나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는 날이 오길 누구보다 염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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