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영올레
서귀포 비밀의 정원을 이은 도심올레
이미 많은 사람들은 제주도, 올레라는 두 개의 키워드만으로 머릿속에 떠오르는 기억들을 가지고 있다. 한때 제주도의 자연을 그대로 즐기기 위한 관광상품 중 하나였던 제주올레길(올레걷기)은 아직도 제주를 찾는 사람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따사로운 볕을 맞으며 제주의 파도소리와 바람소리를 친구삼아 조용히 걸어보면 참으로 많은 생각들을 하게끔 한다. 회사 사람들과의 관계, 업무, 좋았던 기억, 아팠던 기억 등 한걸음 한걸음에 조용히 떠오르는 생각들이 있다.
이처럼 제주의 올레길은 표현하기 어려운 그만의 매력을 가지고 있다.
이번에 소개할 하영올레는 지난 5월 29일, 서귀포 구시가지의 도심 속에서 자연과 문화를 함께 느껴보려는 취지로 1코스가 개장하게 되었다.
하영올레는 서귀포 비밀의 정원을 이은 도심올레 길로 공원, 물, 먹거리가 많은 서귀포의 특징을 담은 길이라 한다. ‘많다’ 는 뜻의 제주어 ‘하영’을 활용해서 ‘하영올레’ 로 부른다.
앞서 얘기한 바와 같이 지난 5월에 제 1코스의 개장을 시작으로 6월에는 하영올레 제 2코스가 개장했다. 그리고 7월 31일 드디어 마지막인 하영올레 제 3코스까지 모두 개장하고 서귀포 시민과 제주도민은 물론 제주를 여행하는 관광객들을 기다리고 있다.
총 3개의 코스로 운영하는 서귀포 하영올레는 모든 코스의 시작점을 서귀포 시청으로 하고 있다. 우선 각각의 코스를 먼저 살펴보자.
하영올레 제 1코스는
서귀포시청 제 1청사를 시작으로 법장사골목 – 걸매생태공원 – 천지연폭포 – 서귀포칠십리시공원 – 새연교 – 새섬 – 천지연기정길 – 제주올레 여행자센터 – 아랑조을거리 를 지나 다시 시작점인 서귀포시청 제 1청사로 돌아오는 코스이다.
제 1코스와 3코스는 출발 후 일정 부분 코스를 같이 한다. 기존 제주올레는 파랑과 빨강의 리본으로 올레길을 안내했다면 서귀포 하영올레는 조금 다른 방식으로 방향을 안내하고 있다. 기본적으로는 전신주나 담벼락에 사진과 같이 올레길 코스명과 방향을 안내하고 있다. 이정표를 모른채 걷는다면 다소 헤맬 수 있기에 미리 확인하고 출발하도록 하자.
구도심의 모습을 보면서 두리번 하다보면 아직은 개발보다는 옛 모습을 좀 더 간직하고 있는 서귀포의 모습을 볼 수 있다. 담벼락과 전신주에 이정표가 표시되어 있어서 길을 찾기 쉽지만, 또 하나 이곳이 하영올레가 맞는지 확인하는 방법이 있다.
바로 하영올레의 로고를 찾는 것이다.
기존의 제주올레와 비슷한 말의 모양을 하고 있다. 내가 제대로 가고 있는지 확인하는 방법 중 이정표 외 이렇게 바닥에 박아둔 이정표와 중간 중간에 설치된 커다란 이정표를 확인하는 것이다.
하영올레 제 2코스는
서귀포시청 제 1청사를 시작으로 아시아CGI애니메이션센터 – 태평근린공원 – 무량정사 – 정모시쉼터 – 서복불로초공원 – 서복전시관 – 소남머리 – 자구리해안 – 서귀포항 – 서귀진성 – 이중섭미술관 – 이중섭거리 – 매일올레시장 을 지나 다시 시작점인 서귀포시청 제 1청사로 돌아오는 코스이다.
제 2코스는 많이 알려지지 않은 서복전시관과 서귀진성의 옛터 등 제주의 역사적인 장소들을 둘러볼 수 있는 매력을 가지고 있으며, 자구리해안에서는 넓게 펼쳐진 서귀포 앞바다를 볼 수 있기에 걷는 동안의 땀을 식히기 좋은 장소이다. 이중섭미술관과 이중섭 거리는 이미 많은 이들에게 알려져 있지만, 제 2코스를 걷는 동안에 하나의 여행 팁을 주자면 이곳 코스에는 작가의 산책길 이라는 이름의 코스도 함께 포함되어있다. 길을 걷는 동안 다양한 작품을 감상 할 수 있는 기회 역시 이번 코스의 매력 중 하나이다.
하영올레 제 3코스는
서귀포시청 제 1청사를 시작으로 솜반천탐방로 – 흙담소나무길 – 변시지 그림정원 – 지장샘 – 면형의집 – 산지물 물놀이장 – 동홍천힐링길 을 지나 다시 시작점인 서귀포시청 제 1청사로 돌아오는 코스이다.
앞서 소개한 2개의 코스보다 제 3코스에서 서귀포의 숨겨진 모습을 찾아볼 수 있었다. 코스에 소개되는 구간들의 명칭에서 알 수 있듯이 인근 주민들 외에는 모두가 생소할 거라 생각된다. 다양한 문화와 자연을 볼 수 있는 자체가 하영올레의 취지이지만, 개인적으로는 새로운 모습을 찾기 위한 제 3코스를 추천한다.
각각의 코스는 대략 2시간 30분정도의 시간이 소요된다. 하지만, 올레길의 매력은 그저 걷는 게 아니라 주변의 모습을 보고 공감하고, 생각하고 쉬어가는 과정을 오롯이 내가 느끼는 게 아닐까?
무작정 앞을 보고 걷지 말자. 제주의 올레길은 달성하는 게 아니라 쌓아 가는 것이다. 한걸음마다 생각을 쌓고 주위를 둘러보며 추억을 쌓는 것이 제주 올레길의 매력이 아닐까?
코로나로 힘든 지금, 올레길에서 지친 나를 잠시 내려놓자. 시작점도 도착점도 얼마간의 소요시간도 중요하지 않다. 그 안에서 함께 어우러지는 나와 너, 지금 함께하는 그 순간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이다.
글·사진제공 김형일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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