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시 - 서쪽여행지

[한림읍]600년 팽나무와 함께 숨쉬는 마을, ‘명월리’

(주)교차로-제주 2021. 5. 10. 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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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월리

역사와 전통이 깃든 포근한 마을


 

 

제주도 마을투어 그 스물아홉번째

날이 아주 맑았던 어느 날 평소에 지나만 다니던, 그래서 꼭 시간을 내서 가봐야겠다고 생각했던 한림읍 명월리로 찾아가 본다.

 

이곳이 끌렸던 가장 큰 이유는 지나면서 보이던 제주의 오래된 건물들이다. 제주의 구옥은 여러 면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창업을 희망하는 이들에게는 카페나 식당으로, 이주를 고민하는 이들에게는 나만의 예쁜 단독주택으로, 어느 쪽으로의 활용이든 오랜 이야기를 담고 있는 그 모습들이 보전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역사와 전통이 깃들어 있는 마을 명월리. 시내권의 주민센터와는 다르게 리사무소가 가지고 있는 예스러움은 어느 마을이든 매력이 있다.

 

 

 

여행의 시작 전 마을에 대해서 잠시 알아보자.

 

500여 년 전, 제주고씨와 진주진씨 그리고 군위오씨. 이들이 만든 명월리의 설촌 유래는 안내와 같이 서로 도우면서 시작되었는데, 이 또한 제주에서 이야기하는 수눌음정신의 하나가 아닐까 생각하게 된다.

 

명월리는 지금보다는 조금 더 더운 날에 방문하면 좋지 않을까?

마을에는 수령이 약 4~500여년이 된 팽나무들이 군락을 이루고, 그로 인해 다른 마을에 비해 그늘과 그늘아래 쉴 수 있는 벤치들이 많이 마련되어있다.

 

 

그리고 그 팽나무 그늘아래 명월대 라는 편평한 곳이 있다.

조선말 인근의 유생들이나 시인묵객들이 풍류를 즐기던 누대라고 한다.

 

 

 

뭔가 거북이가 생각나는 형상이다. 지금은 흐르는 물이 없지만, 옹포천에 흐르는 개울물이 있었다면 엄청 시원하지 않았을까 하는 상상이 된다.

 

마을길을 따라서 걷다보면 어디선가 달콤한 향기가 난다. 명월리에서만 느끼는 향은 아니지만, 상당히 달콤하다. 지금이 감귤나무 꽃이 피는 시기인가보다.

 

 

 

그 뿐만 아니라, 마을은 다양한 꽃들이 가득하다.

 

 

앞서 수산리를 찾아갔을 때 놀랐던 모습 중 하나, 옥수수 밭이다. 제주에 옥수수 밭이 있을거라고는 생각도 못했는데, 이곳 역시 마을 한 켠에 넓게 옥수수 밭이 펼쳐져 있다.

명월대 그늘에 앉아서 갓 삶아낸 옥수수를 먹으면서 휴일의 오후시간을 보내고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마을을 한 바퀴 둘러보고 인근에 있는 명소 중 한곳인 명월성지로 걸음을 옮긴다.

 

 

명월성지는 중종5년(1510) 제주의 목사 장림이 비양도는 왜구가 침입하기 쉬운 곳이라 판단해 명월포에 나무로 쌓은 성이다. 이후 선조 25년(1592)에 제주 목사 이경록이 석성으로 개축한 것이 지금의 명월성지의 모습이라고 한다.

 

미리 준비하고 알아보고 떠난 마을 여행이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어쩜 찾아본 그대로의 코스로 여행을 하지 않았을까? 정형화 된 여행보다는 즉흥적으로 떠난 여행에서 더 많은 감동을 받는 것 같다.

 

제주를 단순히 맛집과 관광지를 가기 위해 찾기보다는 구석구석 숨겨진 이야기들을 찾아가는 여행을 해보면 어떨까?

제주여행, 이틀정도면 볼 거 없어! 라고 하는 이들의 말을 들으면 아쉬움이 크다. 아직 우리는 제주를 모르고 있기에..

글·사진제공 김형일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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