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드아일랜드 앵무새카페
다양한 앵무새를 직접보고 먹이체험도 할 수 있는 이색카페
햇볕이 너무 따가운 날이다. 요즘은 미세먼지도 없고, 야외활동하기엔 너무 환상적인 하늘인데, 너무 뜨거운 햇볕에 실내로만 발길을 돌리게 된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제주도에는 여전히 가보지 못한 여행지가 많아 오늘은 또 어디로 가게 될지 설레기도 한다.
그러다 예전부터 어떤 곳일지 궁금해 했던 카페가 새로 바뀐 것을 보고 더욱 관심이 많아졌다. 원래는 ‘우영팟’이란 이름의 왠지 시골스러운 이름의 카페였는데, 얼마 전 앵무새카페라는 간판으로 바뀐 것을 보고 언젠가 한 번 가봐야겠다는 생각을 했는데, 그 언젠가가 빨리 찾아와버렸다.
원래 새를 그렇게 좋아하는 편은 아니지만, 가끔 다른 곳에서 앵무새들에게 먹이를 주며 작은 기쁨을 누린 기억이 떠올랐다. 운이 좋으면 인사하는 앵무새도 만날 수 있었는데, 이런 생각을 하니 조금은 기대감이 부풀었다.
우선 편안한 주차공간과 쾌적한 야외환경이 마음에 들었다. 작은 잔디밭이 있어 혹여나 실내가 답답하다면, 잠시 밖으로 나와서 시원한 공기를 마실 수 있는 정도의 공간이 보였다. 그렇게 기대감을 안고 들어가는데, 입구에서부터 반겨주는 앵무새를 만날 수 있었다.
하얀색의 반지르르한 깃털이 눈에 띄었는데, 카페로 들어가려 손잡이를 잡는 순간 “안녕”하고 얘기를 하는 것이 아닌가! 사실 앵무새들이 하는 말을 들은 적이 여러 번이라 그리 놀랍지는 않았지만, 왠지 어서오라 환영하는 것 같은 마음에 감동을 느끼게 된다.
아이들도 말하는 앵무새가 너무 신기한지 계속 자신의 말을 따라해 보라고 얘기하곤 했다. 그렇게 어렵게 문을 열고 들어간 카페에는 입장료 아닌 입장료가 기다리고 있었다.
보통 이런 이색카페에 올 때에는 기본적인 커피가격보다 비싸다는 것은 너무나도 잘 알고 있었지만, 1인 1음료라는 말은 24개월 이상이 된 아이들도 모두 포함이 되는 조건이었다. 누구하나 뺄 수 없는데, 메뉴가 대체적으로 너무나도 가격이 높아 한참을 카운터에서 망설였지만, 화장실 앞에서 우리를 보며 새소리도 내고, 인사하며 친하게 구는 앵무새를 보니 그냥 나갈 순 없었다.
그렇게 1인 1음료를 주문하고 앵무새 먹이도 함께 구매했다. 그렇게 들어가게 된 앵무새카페는 의외로 아주 괜찮았다. 사실 새장에 갇혀 날아가지 못하고 왠지 힘들어 보이는 새들을 보면 답답할 것 같다는 생각을 한 적도 많았는데, 이 카페에서는 대부분의 새들이 새장 밖에서 생활하고 있었다. 새들은 날아가지도 않고, 정해진 위치에 가만히 앉아서 먹이를 받아먹으며 말도 따라하는 모습을 보며 참 신기했다. 아마 훈련을 통해 이루어진 일이겠지만 이렇게 함께 같은 공간에서 활동하는 모습을 보니 무섭게 느껴지던 앵무새가 너무 예쁘게만 보였다.
아이들도 처음에는 앵무새들이 나무에 앉아 있으니 떨어질 것 같기도 하고, 날아와서 물어버릴 것 같다며 무서워했지만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고 먹이를 하나씩 주며 교감을 하다 보니 좋아하는 모습이 눈에 보였다. 그래도 커다란 앵무새는 조금 무서워하는 눈치였지만, 작은 새들에게는 거침없이 다가가 먹이도 주고 살짝 쓰다듬어 주기도 하며 서로 마음을 교환하는 듯해 보였다.
이곳 버드아일랜드 앵무새카페의 새들은 사람을 엄청 좋아한다고 한다. 특히 중간쯤에 자리 잡은 초록색의 털을 가진 새는 사람이 다가가기만 하면 어깨든 머리든 손이든 사람에게 찰싹 달라붙는다. 그러고는 머리에서 어깨, 팔에서 등까지 천천히 탐색하며 사람의 손길을 즐긴다.
직접 가서 먹이를 주기 힘들어하는 친구들은 테이블로 새들을 데려올 수도 있어서 더욱 자세히 교감할 수 있다.
카페에는 아이들이 많이 찾을 거라는 생각을 했는데, 성인들의 비중이 더 컸다. 자신의 집에서 기르고 있는 새를 데려와 친구를 만들어주기도 하고 새를 키워보고 싶은데 어떻게 해야 하는지 물어보기도 하며 다양한 방식으로 카페를 찾고 있었다.
그동안 새와 함께 산다는 것은 전혀 생각지도 못했던 일이었는데, 이 카페에서 만난 새들이라면 집에서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동물들을 가둬두고 보여주는 곳에 대해 좋지 않은 시선으로 바라보는 사람들도 있지만, 이런 체험을 통해 알지 못하고 살았던 작은 동물들을 진심으로 사랑하고 보살펴야겠다는 생각을 할 수 있도록 만들어 주는 역할도 분명히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아이들에게도 어른들에게도 새들이 주는 사랑을 통해 더욱 동물을 사랑하고 아끼는 마음을 배워갈 수 있는 곳이다.
버드아일랜드 앵무새카페
제주시 노형로 82에 위치.
매일 11시~20시까지 운영(주말,공휴일 10시~20시, 수요일 휴무)
메뉴는 아메리카노 7,900원, 카페라떼 8,900원, 초콜릿라떼 8,9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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