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정읍]제주 속 이런 마을 스물네번째, ‘무릉1리’

무릉1리

한적한 제주도를 여행할 수 있는 조용한 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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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덧, 제주도 마을투어를 시작한지 1년이 되어간다. 지난 시간동안 느낀 것이라면 제주는 우리가 모르는 보물들이 너무 많다는 것이다. 여행자의 취향에 따라 선호하는 곳이 달라지겠지만, 이번 1년간의 여행으로 제주올레 외에도 걸으면서 제주를 느낄 수 있는 여행이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아직 보지 못한 제주의 마을풍경들이 많기에 앞으로의 여행 또한 그 기대감이 크다.

 

무릉도원이라는 귀에 익은 표현이라 어쩌면 더 끌렸던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는 마을이다. 무작정 목적지 없이 이정표에만 의지한 채 달리다보니 도착한 곳. 길을 지나다 황급히 차를 세우게 된 마을이다.

 

큰 마트도, 흔한 맛집도 눈에 띄지 않는 이 마을이 왜 가는 발걸음을 잡았는지 모르겠지만, 맑은 제주의 어느 날과 아주 잘 어울리는 마을을 걸어본다.

어느 낯선 마을의 여행에서 길을 찾기 가장 좋은 방법은 주민센터, 경로당 등 공공시설을 찾으면 된다. 모든 여행의 시작점으로 잡는다면 좀 더 쉬운 여행의 계획을 세울 수 있을 거 같다.

 

도심지와 다르게 시골의 마을들은 보다 더 많은 이야기들을 담고 있다. 보다 더 과거의 흔적을 가지고 있다는 표현이 맞을 듯하다.

 

그저 길을 지다나가 뭔가에 끌려서 시작한 이곳 마을의 이야기는 무릉1리 향사에서 시작한다.

 

‘대정현 객사(안성리 소재, 客舍 : 나그네를 치거나 묵게하는 집) 로 사용하던 건물의 일부를 1932년 무릉리 2894-11번지에 지어 무릉1리 향사(鄕舍)로 사용했다. 1984년부터 무릉지서, 대정읍무릉출장소, 모슬포우체국 무릉분소 등의 청사로 이용해 오다가 건물이 노후하자 전통향사 보전을 위하여 현 위치인 무릉리 2896-2번지에 1989년 10월 30일에 착공하여 1990년 2월 16일에 완공하였다.’

 

 

 

시작부터 흥미롭다. 대체 어떤게 이 마을에서 멈추게 한걸까?

여느 시골마을과 같은 풍경들이다.

지대가 높다는 표현이 맞을까? 위치가 좋다는 표현이 맞을까?

동네길을 걷다보니 파, 무 등 넓게 펼쳐진 밭들이 눈에 띄는데, 그 너머의 바다가 멋지다. 되려 감귤나무를 찾을래야 찾을 수가 없다.

흔히 남원쪽에 감귤 농사가 잘 되는 이유가 볕이 잘 들어서라는데, 볕이라면 이곳도 부족하지 않다.

 

 

방사탑 이라고 한다. 일종의 수호신이다. 넓게 펼쳐진 농경지를 중심으로 총 네곳의 방사탑이 세워져있다. 이는 맨 위에 돌하르방과 같은 모양의 돌기둥을 올려 높은 곳에서 마을로 들어오는 액운을 막아낼 수 있다고 믿었다.

 

방사탑의 높이가 185cm, 아랫 지름이 3m에 다한다. 돌들은 대부분 주변 밭에서 나는 잡석으로 이뤄졌으며, 1995년 8월 25일에 제주도 민속자료 제8-14호로 지정되어 보호되고 있다.

 

마을길은 조용하다. 한적한 시골길을 걸으면 마치 타 지역으로 여행을 온듯하다.

 

 

날이 맑아서 마을이 더욱 예뻐 보인다. 올레길을 걷는 것 보다 훨씬 더 편안하고 볼거리가 많고, 조용히 생각을 하게 된다.

 

다소 안타까운 건 폐허가 되고 방치가 된듯한 흔적들이다.

과거에는 유용하게 쓰였을 곳이 오랜 시간 방치된듯하다. 그리고 동네가 그리 크지도 않고 주변에 관광지라고 할만한건 없지만, 나름 외부인구의 유입으로 누군가 새로운 도전을 했을 흔적들도 남아있다.

그저 그 흔한 카페하나 없구나 했었는데, 누군가는 시도를 했었구나 하는 흔적에 다소 씁쓸함이 느껴진다.

이유가 무엇이든 쉬운 게 없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관광객의 발길이 거의 닿지않은 듯한 마을이다. 그래서 더욱 방문이 조심스럽기도 하다. 조용히 생활하고 있는 주민들의 일상에 방해가 되지 않아야 하기에..

올레길을 선호하는 이들이라면 이곳 마을의 밭길, 골목길을 따라서 걸어보는 건 어떨까? 마을에서 조금만 벗어나도 넓게 펼쳐진 밭길이 매력적이다.

 

카페는 없어요. 맛집도 없어요. 그래도 오후의 따뜻한 볕 아래에서 편안한 제주의 여행을 선물하는 이곳 마을을 추천한다.

 

미션을 수행해보면 어떨까? 이곳마을에 숨겨진 4개의 보물을 찾아라!

하나는 위에 사진에서 소개했고, 나머지 3개는 어디에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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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사진 제공 김형일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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