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양곶자왈
아름다운 제주의 원시림을 걷다
제주도의 아름다운 자연을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곶자왈’이란 단어가 전혀 어색하지 않을 것이다. ‘곶자왈’은 화산섬의 독특한 생태계를 고스란히 간직한 제주도의 뿌리, 제주도의 생명과 같은 숲이다.
처음 제주도가 생겨나면서 생명이 살기 시작한 때부터 아마도 이 숲은 형성되기 시작했을 것이다. 온통 돌 밖에 없던 척박한 땅에서 힘겹게 뿌리를 내리고, 서로 의지하기도 하고 환경에 맞춰 모습을 바꾸며 만들어진 이 숲은 세계에서 유일하게 열대 북방한계 식물과 한 대 남방한계 식물이 공존하는 독특한 숲으로 알려져 있다.
제주도에는 여러 지역으로 나뉘어 곶자왈이 분포되어 있고, 편안하게 걸으며 탐방할 수 있도록 조성한 곳이 많다. 오늘 소개하는 ‘산양곶자왈’ 또한 편안하게 탐방해볼 수 있는 곳으로 가장 최근에 개방된 곶자왈 공원이다.
제주도 서쪽 여행지로 많은 여행객들이 방문하는 오설록에서 조금 더 서쪽으로 가는 길을 통하면 산양곶자왈을 만날 수 있다.
입구에는 나름 편리한 주차시설이 마련되어 있고, 주차 후 탐방로를 따라 조금만 더 들어가면 화장실처럼 보이는 건물이 멋지게 들어섰는데, 아직 화장실은 준비가 덜 되어 있었다. 그렇게 화장실을 지나 본격적인 산양곶자왈 탐방에 들어선다.
처음 시작하는 곳은 자동차가 다녀도 될 만큼 넓은 길을 만날 수 있다. 무더운 여름에도 따가운 햇볕을 피할 수 있는 나무들이 우거져 시원함을 느낄 수 있다. 큰 길을 따라 조금 걸어 올라가면 숲이 시작되는 작은 갈래길이 나온다. 여기서 오른쪽으로 난 작은 길을 선택해 탐방을 시작했다.
폭신폭신한 야자매트가 깔린 길은 발바닥이 아프지 않도록 잘 보호해주었고, 비온 다음날이었지만 전혀 미끄럽지 않았다. 가장 최근에 만들어진 탐방로라서 그런지 아직까지는 깨끗함을 유지하고 있었다.
가끔 깊은 숲속으로 탐방을 가게 되면 어느 곳이든 가리지 않고 만나게 되는 쓰레기들을 보며 마음이 좋지 않았는데, 산양곶자왈은 전혀 훼손되지 않은 날 것의 자연 그대로를 만날 수 있어 더욱 특별한 시간이었다.
걸으면 걸을수록 더욱 깊어지는 숲, 덩달아 초록의 숲을 바라보는 눈도 편안해지고 서서히 호흡도 차분해지며 자연을 온 몸으로 받아들이게 된다. 발아래 소복하게 쌓인 가는 쇠고사리 마저 아름답게 느껴지는 숲이다.
산양곶자왈에서는 전체적으로 맹아로 형성된 종가시나무가 가장 많이 눈에 띄었다. 이 외에 개가시나무, 참가시나무, 구실잣밤나무와 팽나무, 단풍나무까지 다양한 나무들이 분포하고 있으며, 극히 드문 수로 으름덩굴, 담쟁이덩굴 등이 눈에 들어왔다. 그리고 가끔 바닥에 떨어진 작은 하얀 꽃을 발견할 수 있었는데, 떼죽나무인지 정확히 알 수는 없었지만 아름답게 깔린 꽃잎이 또 마음을 설레게 한다.
곶자왈 내에는 숯가마터와 궤가 형성된 모습도 볼 수 있었다. 중간지점 쯤에 위치한 작은 연못을 향해 내리쬐는 햇볕으로 자연의 아름다움을 한 없이 만끽하게 된다.
이처럼 한 없이 내어주는 숲에서 나무를 만나고 다양한 생물을 만난다는 것은 내 몸은 물론이며, 내 자아나 영혼의 건강성을 들여다보는 기회가 되어준다. 복잡한 일들 삶에 대한 스트레스 등으로 마음이 혼란스럽다면 숲에 기대보자. 고요한 숲에서 자연과 함께 호흡하며 마음을 가다금고 나면 다시 시작할 수 있는 힘을 얻어갈 수 있을 것이다.
산양곶자왈
제주 제주시 한경면 청수리 산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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