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다수숲길
제주 숲의 다양한 아름다움을 즐길 수 있는 숲길
교래리에 위치한 삼다수숲길은 사계절 내내 변화하는 모습을 관찰하기도 좋지만, 여러 코스로 나뉘어져 한 계절 다양한 모습의 숲을 즐길 수 있는 숲길이다.
삼다수 숲길은 지역 주민들이 오가던 임도를 정비해 만든 비교적 최근에 조성된 탐방로이다.
원래 이 지역은 말 방목터이자 사냥터였는데 1970년대 심은 삼나무들이 30m 남짓한 거목으로 성장해 빼곡하게 숲을 메웠다. 삼다수를 생산하는 제주특별자치도 개발공사와 교래리 주민들은 숲 사이에 길을 닦아 ‘삼다수숲길’이란 이름을 붙여 2010년 개장했는데, 지난 2018년 교래 삼다수마을이 제주도의 13번째 지질공원 대표명소로 지정되면서 지질트레일로 관리, 운영되고 있다. 태고의 경관미를 숨겨놓은 삼다수숲길은 2010년 우리나라의 아름다운 숲으로 선정됐다.
지질공원으로 지정되면서 코스가 다양하게 나뉘어졌는데, 1코는 교래리 종합복지회관 맞은편에서부터 시작하는 길로 숲길 입구까지만 갔다가 다시 교래소공원으로 나오는 코스다. 아주 가볍게 걸을 수 있는 코스로 넓은 목장과 함께 봄에는 목련을 비롯해 야생화를 만날 수 있는 아름다운 길이다.
처음 삼다수숲길을 탐방할 때는 교래리종합복지회관에 주차를 한 뒤 현재 1코스로 지정된 길을 어떤 곳인지도 모르고 걷곤 했다. 지질공원으로 지정되기 전이라 코스에 대한 정보가 상세하지 않았다. 그리고 그 다음에 찾아왔을 때는 숲길입구까지 차를 타고 숲길 입구에 마련된 작은 공간에 주차를 한 뒤 숲길을 이용하곤 했었다. 지질공원으로 지정되고 난 뒤에도 2코스가 시작되는 앞부분은 주차할 공간이 마련되어 있어 숲길을 탐방하고자 하는 사람들에겐 유용하게 이용되고 있었다.
사실 이 깊은 숲속까지 차를 가지고 오는 것은 반갑게 느껴지진 않아 숲길 입구에서 조금 벗어나 마을이 조성된 곳에 주차를 한 뒤 숲으로 걸어 들어갔다. 이 길에서도 숲길 입구까지는 10여분 정도는 걸렸지만, 이 정도는 가볍게 준비운동을 하기엔 충분했다.
숲길입구에 도착하니 예전과는 조금 달라진 탐방로에 괜히 더 설레는 마음이다. 예전의 삼다수숲길은 너무 외진 곳이기도 하고, 사람도 별로 없고, 어두운 숲길이었기에 두 사람이상 함께 가지 않으면 갈 수 없는 곳이었는데, 지금은 사람도 많고 탐방로가 너무 잘 되어 있어서 길을 잃을 일이 전혀 없을 것 같다.
숲길입구를 통해 2코스를 걷기 시작했다. 구름까지 뚫을 기세로 높이 솟은 삼나무들로 기분이 편안해진다. 완만한 숲길로 잠시 눈을 감고 걸어도 좋을 만큼 길이 안정적이다. 폭신폭신한 야자매트를 밟으며 삼나무가 주는 휴식을 즐겨본다.
그렇게 조금 걷다보면 갑자기 포장된 길이 나오는데, 그곳에서도 주차된 차량을 볼 수 있었다. 다시 연결된 숲길로 들어서면 방금 전과 다른 숲의 모습이 펼쳐진다. 여기부턴 매트가 깔리지 않은 진짜 숲길이다. 나무뿌리가 만든 길을 따라 쭉쭉 따라간다.
비 온 뒤라 바닥이 미끄럽기도 하고 자동차 바퀴 자국에 웅덩이도 보인다. 진흙이 많은 곳이 있어 바닥을 보고 가는 일이 많지만, 여름의 끝자락에서 원 없이 우는 매미의 울음소리에 잠시 귀 기울여 본다. 최근들어 이렇게 많은 매미를 한꺼번에 본 일이 드물다. 여러 마리의 매미가 한꺼번에 우는 소리를 들으니 자연 속에 풍덩 빠진 기분이다.
조금 더 걸어가니 또 다른 풍경의 숲길이 펼쳐진다. 이곳은 사려니숲길과 닮았다. 삼나무가 빼곡한 길 양쪽으로는 산수국이 소복하게 내려앉았다. 지금은 이미 꽃이 다 져버렸지만, 내년 6월의 모습을 상상하게 된다.
나무 위에 매미와 발아래 버섯을 만나며 점점 숲과 하나가 되어가는 순간 3코스로 향하는 표지판이 나온다. 3코스까지 걸어보려 했지만, 다음을 위해 조금 아껴뒀다.
3코스로 갈 수 있는 길이 두 번 나오는데, 이 길을 지나고 나면 갑자기 트레킹이 시작된다. 단풍나무가 우거지고 발아래는 울퉁불퉁 용암이 지나간 것 같은 길들이 펼쳐진다. 미끄러운 길이라 긴장을 놓지 않고 열심히 걷는다. 그러다 어느 순간 한라산에 올라온 듯 조릿대가 넓게 깔린 길이 펼쳐진다.
숲길 한 코스를 걷는데 이리도 다양한 모습을 볼 수 있다니 일거이득이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펼쳐지는 천미천계곡의 장관까지 아껴둔 3코스를 다시 걸으러 가고 싶은 기분이었지만, 조금 더 좋은 날에 다시 올 것을 기약하며 탐방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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