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시 - 동쪽여행지

[구좌읍]제주도 동쪽 오름, 오름의 여왕 ‘다랑쉬 오름’

(주)교차로-제주 2021. 7. 16.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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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랑쉬오름

한복 치마를 펼쳐놓은 듯 우아한 아름다움을 뽐내는 오름


 

 

제주도를 더욱 아름답게 만드는 풍경 중 아주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오름, 일 년 내내 제주도를 돌아다닌다고 해도 그 아름다운 풍경은 모두 담을 수 없을 만큼 계절마다, 날씨마다 다른 모습을 보여주는 곳, 그곳이 바로 제주도의 오름이다.

 

특히 동쪽으로 많이 분포되어 있는 오름 중에서도 가장 우아한 자태를 뽐내며 우뚝 솟아 있는 ‘다랑쉬 오름’은 작은 한라산을 보는 듯 멋진 분화구를 감상할 수 있는 오름이다.

 

 

 

구좌읍 송당리와 세화리에 걸쳐 있는 반듯한 원뿔 모양의 다랑쉬 오름은 산세가 가지런하고 균형이 잘 잡혀 있어 ‘오름의 여왕’이라 할 만큼 우아한 모습을 하고 있다. 다른 오름에 비하면 조금 힘겹게 느껴질 수 있는 높이이지만, 오름은 높은 만큼 감동적인 풍경과 마주할 가능성이 더욱 커진다.

 

다랑쉬 오름과 나란히 위치한 용눈이 오름이 올해 휴식년에 들어가면서 다랑쉬 오름을 찾는 여행객들이 더욱 많아졌다. 입구에 가지런히 주차된 차량들을 보며 인기를 실감한다. 사실 요즘 같은 날씨에는 뜨겁게 내리쬐는 태양에 녹아버릴지도 모르지만, 장마기간에 비가 오지 않는 날은 한 번 가볼만하다.

 

입구에서부터 분화구까지의 거리는 그리 멀지 않지만, 처음부터 너무 가파른 계단을 만나게 되니 금방 지쳐버리는 사람들이 많다. 천천히 숨을 고르며 한 계단 한 계단 천천히 오르다 보면 잠시 완만한 길을 걷게 되고, 다시 또 가파른 계단을 만나기를 서너 번 반복하다보면 어느덧 분화구에 올라서게 된다.

 

 

다랑쉬 오름은 최근 탐방로를 재정비하며 깔끔한 데크로 된 길을 걸을 수 있어 안전이 조금이나마 보장됐다. 중간에는 멋진 풍경을 볼 수 있는 쉼터도 생겼다. 쉬어갈 수 있는 곳도 여러 곳 생겨 천천히 오름을 즐기며 오를 수 있게 됐다.

 

그렇게 도착한 분화구에서는 오른쪽, 왼쪽 어느 곳으로 가던 정상으로 향하게 되지만 왼쪽 길로 가면 조금 더 편안하게 걸을 수 있다.

시내에서는 전혀 느낄 수 없었던 강풍주의보의 위력, 오름에서는 고스란히 느낄 수 있었다. 분화구를 한 바퀴 도는 내내 제 몸 하나 제대로 가누지 못할 정도의 바람을 맞으며 자연의 위대함을 실감하게 됐다.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으면 얼굴에 있는 모든 구멍들이 저절로 확장될 정도로 바람의 위력은 대단했다.

 

분화구 둘레길 중간지점에 서서 바라본 분화구의 모습은 마치 작은 백록담을 보는 듯 황홀한 풍경이다. 바람이 걷어간 안개 덕분에 우도와 성산일출봉 등 주변에 솟아 있는 오름들을 깨끗하게 볼 수 있었다. 모든 구름들이 마치 한라산을 향해 가는 것처럼 한라산 주변만 구름으로 가득해 조금 아쉬웠지만, 장마철에 이 정도의 풍경을 볼 수 있게 된 것만으로도 행운이라 생각된다.

 

 

 

그렇게 정상초소에 잠시 앉아 온 몸을 감싸듯 세차게 불어오는 바람을 받아들이며 다랑쉬오름의 재미있는 전설을 떠올려본다. 전설에 의하면 설문대할망이 치마로 흙을 나르면서 한줌씩 놓은 것이 제주의 오름인데 다랑쉬오름의 분화구는 흙을 놓자 너무 두드러져서 손으로 탁 친 것이 너무 패여 이런 모양이 되었다는 이야기다. 이런 상상을 하며 분화구를 바라보면 손자국이 있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다랑쉬오름 정상에서 바라보면 주변 모든 오름들이 한 손에 들어올 것처럼 작아 보인다. 그 중에서 바로 앞에 위치한 아끈다랑쉬오름은 다랑쉬오름을 축소한 듯한 모습을 하고 있다. 한 겨울 눈이 소복하게 쌓인 모습을 상상하니 얼른 겨울이 왔으면 하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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