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시 - 동쪽여행지

[조천읍]비 오는 날 걷기 좋은 제주 숲길 ‘교래자연휴양림’

(주)교차로-제주 2021. 8. 2. 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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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래자연휴양림

몸보단 마음이 편안히 쉬어가는 곳


 

 

무더운 여름에는 햇볕이 쨍쨍한 곳 보다는 실내나 볕을 가려줄 그늘이 있는 곳을 찾기 마련이다. 멋진 풍경을 만날 수 있는 그늘이 가득한 곳이라 하면 커다란 나무들이 뒤엉켜 살고 있는 ‘숲’처럼 완벽한 곳은 없을 것이다.

 

제주도에 분포되어 있는 숲은 동서남북 어느 숲도 같은 모습을 한 곳은 찾기 힘들 정도로 가지각색의 다양한 아름다움을 뽐내고 있다. 특히 곶자왈 숲은 같은 곳을 찾아가도 매번 다른 매력을 느낄 수 있는 신비로운 숲이다.

제주시 조천읍 교래리에 위치한 ‘교래자연휴양림’은 전국에서 유일한 곶자왈 생태체험 휴양림으로 알려져 있으며, 제주 생태계의 허파라 불리는 곶자왈지대에 위치해 다양한 생태계의 아름다움을 만끽하며 힐링할 수 있는 공간이다.

 

 

또한 함몰지와 돌출지가 불연속적으로 형성된 지형의 영향으로 ‘난대수종’과 ‘온대수종’이 공존하는 독특한 식생과 다양한 식물상을 갖고 있으며, 전형적인 2차림 지대와 달리 숲이 안정되어 있고 서식 식물종이 다양해 원시림 식생의 특징과 공통적인 부분을 잘 간직하고 있다.

 

비가 쏟아지던 날 찾아간 교래자연휴양림은 모든 생명체들이 살아서 움직이는 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었다. 촉촉하게 젖은 땅은 더욱 더 진한 흙냄새를 풍기며 진한 초록으로 물든 나뭇잎에 떨어지는 빗방울은 마치 아름다운 음악처럼 들려온다.

 

무더운 여름에는 아무리 깊은 숲이라도 바닥에서 올라오는 열기로 인해 온 몸이 후끈하지만 비가 오는 날은 조금 선선함을 느끼며 걸을 수 있다. 비록 떨어지는 빗방울이 몸에 닿으면 이 물이 땀인지 물인지 헷갈리는 경우도 있지만, 여건이 된다면 그냥 비를 맞으며 걸어도 좋다.

 

 

 

교래자연휴양림에는 2갈래의 산책길이 있는데, 오름으로 통하는 산책로와 생태관찰로가 있다. 비가 올 때 오름탐방은 위험할 수 있으니, 생태관찰로를 한 바퀴 돌아볼 것을 추천한다. 입구로 들어가 오른쪽으로 향하면 생태관찰로로 들어갈 수 있다.

 

 

시작되는 부분부터 아주 깊은 숲 속에 들어온 듯 비가 쏟아지는 와중에도 우산으로 떨어지는 빗방울은 몇 방울뿐이다. 우거진 숲을 천천히 걸어 들어간다. 바닥을 가득 채워놓은 듯 자라난 양치식물들은 하염없이 떨어지는 빗방울이 반가운지 두 팔 벌려 환영하는 듯 보인다.

 

 

무릎까지 자라난 고사리들도 바위를 새파랗게 물들인 이끼들도 행복해 보인다. 짙은 갈색으로 변한 나무 기둥도 마치 더욱 큰 숨을 몰아쉬는 것처럼 숲 속은 식물들이 내뿜은 아름다운 향기로 가득하다.

 

곶자왈의 생명체들은 볼수록 참 신비롭다. 보통 타 지역에 뿌리를 내리는 나무들은 처음엔 아주 쉽게 부드러운 흙에서 무럭무럭 자라나지만 곶자왈의 나무들은 땅 아래가 모두 돌맹이뿐이라 뿌리를 내리기 힘들어 아주 더디게 자라난다. 그렇지만 그렇게 시간이 흐르고 흘러 돌을 감싸며 돌과 함께 자라난 곶자왈의 나무들은 아무리 강한 태풍에서 쉬이 쓰러지지 않는 강인함을 가지게 된다.

 

 

 

숲 속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사람들이 사는 세상보다 더욱 치열해보이기도 하지만, 더욱 끈끈한 정을 나누고 있음을 느낄 수 있다. 다른 나무에 기대어 살아가는 덩굴나무들만 봐도 그렇다. 처음엔 서로 치열하게 싸우며 햇볕을 보기 위해 위로 올라가며 싸우다가도 어느 순간엔 한 곳에서 함께 살아가는 모습이다. 그리고 나무들은 뿌리로 서로 네트워크를 형성해 양분을 주고받으며 살아가는데, 살아 있을 때는 주변의 양분을 먹으며 살아갔다면 죽어서는 자신의 모든 것을 주변에 내어주며 오랜 시간에 걸쳐 서서히 죽어간다고 한다.

 

우리 사람들이 사는 세상도 숲 속의 나무들처럼 서로를 위하는 아름다움 배워간다면 좀 더 따뜻한 곳이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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