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시 - 동쪽여행지

[봉개동]장생의 숲길을 따라가다 만난 ‘거친오름’

(주)교차로-제주 2021. 6. 9. 0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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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친오름

낮지만 강렬한 인상을 남긴 오름


햇볕이 따갑다. 시원한 숲을 자꾸 찾게 되는 걸 보니 여름이 시작됐나보다. 여름 내내 가장 많이 가는 곳이 있다면 바로 ‘절물자연휴양림’이 아닐까 생각된다.

 

‘절물자연휴양림’은 여행객들에겐 제주의 자연을 생생하게 들여다 볼 수 있는 생태관광지가 될 수도 있지만, 도민들에게는 항상 편안함을 제공하는 치유의 숲이 되어주는 곳이다.

사계절 내내 푸른 숲을 거닐며 사색에 잠길 수 있는 아름다운 공간인 절물자연휴양림은 갈 때마다 다양한 코스로 돌아볼 수 있어서 매번 새롭게 느껴지기도 한다.

 

지금까지 대부분의 코스가 절물오름으로 향하고 있었는데, 이번에는 좀 더 멀리 가보고 싶다는 생각에 장생의 숲길을 한 번 걸어 보기로 했다.

 

 

 

 

 

장생의 숲길을 걷기 전 절물자연휴양림을 또 한 번 둘러보기로 했다. 새우란이 활짝 피어 초록의 숲에 노란 꽃들이 아주 인상적이다. 그렇게 한 바퀴를 돌도 다시 삼울길로 들어서 바로 장생의 숲길 입구로 향했다.

 

장생의 숲길은 총 길이가 11.1km로 3시간 30분 정도가 소요되는 긴 코스의 숲길이다. 마음의 준비를 단단히 하고, 일부러 조금 일찍 나섰다. 지도를 보며 얼마나 걸어야할지 살펴보는데, 지도상에서도 참 길고 긴 여정이 담겨있다.

 

장생의 숲길 입구에는 이런 문구가 있다.

장생의 숲길

 

흙 그대로의 길이다.

낙엽이 쌓여 푹신푹신 하기까지 하다.

자연스런 걸음은 흙으로 습수되어 발목이나 무릎에 오는 충격이 약하다.

길에 있는 울퉁불퉁한 돌과 송이는 오히려 발을 자극하여 지압 효과까지 낸다.

자연적인 오르막길과 내리막길이 형성되어 있고 길 양족으로 각종 식물들이 자라고 있어 기분도 좋으며 쉽게 지루해지지 않고 피곤함도 적다.

숲길을 리듬있게 걷고 있노라면 발의 지압 효과와 심폐 기능 증진 효과가 생겨 기분도 좋아진다.

 

 

장생의 숲길을 고스란히 담은 문구다. 한참을 지도를 보며 이쪽으로 가면 어떤 길이 나오고, 저쪽으로 가면 이렇게 갈 수도 있구나 하며 보고 있는데, 장생의 숲길에서 노루생태관찰원으로 빠지는 길이 눈에 띄었다.

 

 

노루생태관찰원도 가끔 가는 편인데, 항상 오르막을 지나서 나오는 길엔 무엇이 있을지 궁금한 마음이 있었다. 그래서 이번 기회에 장생의 숲길을 다 돌아보는 것도 좋지만, 궁금증 해소를 먼저 해보기로 했다.

 

 

장생의 숲길을 들어서서 얼마 지나지 않아 바로 노루생태관찰원과 연결된 길을 만날 수 있었다. 군데군데 배치된 지도를 보면서 어느 쪽으로 갈지 보다가 거친오름을 발견하고 오름을 돌아 내려오는 코스를 걸어보기로 했다.

 

좁은 길이 이어지는 탐방로에 사람들의 흔적이 드문 계단을 발견했다. 푸른 이끼와 함께 오래된 숲의 분위기가 물씬 풍긴다. 원시림 같은 모습의 숲을 거닐다 보니 갑자기 철조망이 나타났다. 철문을 열고 들어가니 잘 정돈된 탐방로가 이어진다.

 

 

 

여러 갈래길이 나오지만, 결국은 다 만나게 되는 길들이다. 거친오름으로 향하는 길을 발견하고 오르기 시작하는데, 오름 입구에서부터 정상이 보일 정도로 아주 낮은 오름이다.

 

 

 

정상에 오르니 금방까지도 보이던 한라산 백록담이 구름에 가려졌다. 그래도 나름 운치가 좋다. 정말 낮은 오름이지만, 기본적으로 지대가 높다보니 아주 높이 우뚝 선 기분이다. 동쪽으로 올록볼록한 오름들이 한 눈에 들어온다.

 

 

시원스럽게 펼쳐지는 풍경에 따가운 햇볕에도 계속 머물고 싶은 생각이 드는 오름이다. 잠시 아름다운 자연에 푹 빠져 몸과 마음을 정비한 뒤 노루생태관찰원으로 내려왔다. 한가로이 풀을 뜯으며 쉬고 있는 노루들을 보며 잠시 휴식을 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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