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시 - 동쪽여행지

제주의 숨겨진 명소 ‘제주 원도심 성곽길’

(주)교차로-제주 2021. 5. 21. 0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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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사람들은 관광을 할까? 왜 사람들은 여행을 갈까? 그 대답을 찾기 위해 우선, 네이버 사전을 검색해봤다. 사전적 의미로 ‘관광’은 다른 지방이나 다른 나라에 가서 그곳의 풍경, 문물 따위를 구경한다고 정의했고, ‘여행’은 ‘일이나 유람을 목적으로 다른 고장이나 외국에 가는 일’이라고 사전에는 정의되어 있었다.

제주 원도심 성곽길

오늘에야 나는 알았다. 이렇게 좋은 ‘제주 원도심 성곽길’이 있다는 것을

 


다시 한 번 곰곰이 생각해봤다. 나는 다른 나라에 관광하거나 여행을 가게 되면 가장 먼저 무엇을 검색했는지를…. 분명 그 나라를, 그 도시를 대표하는 상징물 또는 문화적 유산, 맛집, 멋집 등일 것이다. 가령 서울이란 도시를 떠올려보면 많은 사람이 덕수궁 돌담길, 경복궁 등 궁궐을 떠올리는 사람들이 제법 많을 것이다.

 

오늘에야 나는 알았다. 이렇게 좋은 ‘제주 원도심 성곽길’이 있다는 것을…. 왜 하필….

 

‘제주 원도심 성곽길’을 둘러보는 것은 다양한 루트에서 시작할 수 있다. 하지만, 우리는 가장 남쪽인 남문에서부터 시작하기로 했다.

 

남문에 도착하면 가장 먼저 웅장한 돌담이 한눈에 보일 것이다. 이름하여 ‘제이각’, ‘제이각’은 왜적을 제압하기 위해 만든 누각이라고 잘 설명되어 있었고, 주변 지형을 잘 활용해 매우 가파르고 험한 낭떠러지의 높은 언덕에 자리 잡고 있어 멀리 해안까지 한눈에 바라볼 수 있었다. 하지만 우리는 ‘제이각’을 자주 접했지만 여태 몰랐다. 옆으로 돌아가면 ‘제이각’을 올라갈 수 있었다는 것을….

 

 

그렇게 ‘제이각’을 지나 서쪽으로 성벽길을 조금만 걷다 보면 ‘오현단’으로 가는 이정표가 보이고, 그 이정표를 따라가다 보면 가장 먼저 우리를 반겨준 것은 ‘귤림서원’으로, 제사 기능을 하는 ‘충암묘’와 교육 기능을 가진 ‘장수당’이 복합되어 이루어진 서원이라고 했다. 여기서 우리는 ‘묘’와 ‘당’의 차이에 대해 이해할 수 있었다. 그렇게 ‘귤림서원’을 지나면 바로 말로만 들었던 제주특별자치도 기념물 제1호 ‘오현단’을 만날 수 있는데, 하지만, 나에겐 ‘오현단’보다 바로 옆에 있던 제주도 제1호 경로당이 더 흥미를 끌었다.

 

경로당을 나와 천천히 오른쪽으로 올라가다 보면 ‘야시장 가는 길’이라는 이정표를 만날 수 있었고, 이정표를 따라 천천히 내려가다 보면 항상 태풍 때 물난리를 겪은 지역인 ‘옛 남수각’이 있던 지역을 만나게 되고, ‘남수각’을 따라 조금은 가파른 계단을 힘들게 오르다 보면, 만나게 되는 ‘남수각 하늘길 벽화거리’는 사막에서 만난 오아시스와 같다.

 

‘옛 제주’의 모습을 표현한 다양한 벽화들로 꾸며진 작은 벽화길로, 옛 추억이 다시금 생각나게 하는 또 다른 힐링 포인트로 기억 속에 오래 남아있다. 지금도 ‘하늘길 벽화거리’에서 본 모습들이 조금은 아른거리기도 한다. 하지만, 아직 현지 주민들이 사는 마을이기에 항상 조용히 관람하기를 추천해 본다.

 

그렇게 우리는 오랜 시간을 ‘하늘길 벽화거리’에 머무르다 동문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동문은 ‘동문’이 있었다는 터를 표시하는 비석만이 우리는 반겨주었고, 그 비석마저 우후죽순 생겨난 건물들 사이에 있어 발견하기조차 쉽지 않았다. 그렇게 아쉬움을 달래며 우리는 빠르게 ‘북수구’로 이동했다.

 

‘북수구’에 도착하기 전 우리는 ‘북수구’에 관련된 사진하나를 보며 이동을 했고, ‘북수구’에 도착하고 나서야 무언가 잘못되었다는 생각에 사로잡혔다. ‘북수구’라고 된 옛 사진을 보면 ‘남수구’와는 다르게 하나의 아치로 된 ‘홍예교’ 형태로 되어 있는 다리지만, 복원 후 아치가 두 개 형태인 다리로 복원된 점에서 아쉬운 탄식이 저절로 나오기로 했다.

 

그렇게 ‘북수구’를 지나 만나게 되는 ‘제주의 쇼핑 메카인 칠성로’는, 그저 쇼핑거리로만 알려졌지, ‘칠성로’에 대한 설명인 ‘칠성대’에 대해 아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하는 생각을 하며 우리는 조금 더 속도를 내며 걷기 시작해, 제주도의 첫 번째 초등학교인 ‘북초’ → ‘관덕정’ → ‘옛 중앙로 한짓골’을 따라 ‘서문’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사실 이번 투어에서 가장 아쉬움이 많이 남는 대목은 바로 서문일 것이다.

서문에 남겨진 옛 성터를 접했던 사람이라면 무슨 말인지 알 것이다. 사실 서문의 옛 성터의 흔적은 쉽게 찾기 힘들다. 아니…. 거의 모를 것이다. 왜냐면 많은 이들은 그저 당배꽁초를 버리는 골목으로만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렇게 인상을 찌푸리며 우리는 조금 더 남쪽으로 이동해갔다.

 

 

 

제주에 ‘화교소학교’를 기억하는 사람들은 연세가 있으신 분들은 아실 테지만, 젊은 친구들에겐 생소할 것이다. 우리도 ‘화교소학교’를 직접 본 것은 처음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2000년대 초반까지는 운영되어오다 이제는 폐교가 된 아주 자그마한 규모의 학교였기 때문이다.

 

‘하교소학교’를 지나 작은 올레길을 따라 5분 정도를 걸으면 만나는 남문은 지나온 동문, 서문과는 달리 한짓골로 이어진 길에 있어서인지 조금은 번화한 모습이었고, 많은 사람들이 오가는 길목에 있었다. 하지만,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이곳이 남문이 있던 자리라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우리밖에 없어 보였다. 왜냐면 열심히 사진을 찍어대는 모습은 우리 외엔 없었기 때문이다.

 

사실 우리 주변엔 아직도 숨겨진 명소가 많을 것이다. 단지 알려지지 않을 뿐이지. 성곽길을 걷는 내내 참 우리가 모르는 제주가 아직 많다는 걸 새삼 느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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