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랑살랑 가을바람이 불어올 때 가장 아름답게 빛나는 제주 숲길, 오늘은 아이들과 함께 교래자연휴양림에 다녀왔다.
교래자연휴양림
주소 : 제주시 조천읍 남조로 2023
전화 : 064-710-7475
운영시간 : 매일 7시 ~ 16시(동절기 매일 7시 ~ 15시)
입장료 : 어른 1,000원, 청소년 600원(도민 무료)
어느 계절이든 아이와 함께 하는 숲길은 많은 생각을 하게 해준다. 혼자 다닐 땐 몰랐던 숲속의 작은 친구들도 한 번 더 살펴보게 되고, 나무의 이름이나 꽃 이름 등을 더 읽어보게 된다.
가을에 찾은 교래자연휴양림은 단풍이 서서히 물들고 있었다. 이미 바닥으로 떨어져 바스락 소리를 내는 낙엽들도 있고, 여전히 높은 곳에서 붉게 몰든 잎들도 보였다.
날이 좋으니 걷기 좋은 제주 숲길이라 찾는 사람들도 늘어났다. 입구에서는 단체 여행객들이 숲으로 들어갈 채비를 하고 있었다.
교래자연휴양림은 아이들과 함께 돌아보기 좋은 코스로 생태관찰로와 좀 더 먼 곳까지 가볼 수 있는 오름 관찰로로 구분되어 있다. 사실 어린아이들과 함께 가기에는 생태 관찰로는 주의해야 하지만 완전히 한 바퀴를 다 돌아볼 필요는 없다. 입구에서도 충분히 가을의 숲을 만끽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교래자연휴양림 매표소를 지나 안으로 들어가면 곶자왈공유화 재단에서 만든 곶자왈 생태체험관을 돌아볼 수 있다. 곶자왈 생태체험관 안에는 곶자왈이 어떻게 형성되었는지, 제주도 곶자와에 서식하는 동물과 식물을 관찰해 볼 수도 있고, 곶자왈에 관한 이야기가 담겨 있었다.
아이들과 함께 화면을 통해 곶자왈의 다양한 생물들을 관찰해 보기도 하고, 화산 폭발로 인해 형성된 화산탄을 직접 만져보기도 하며 재미있는 체험을 할 수 있었다.
곶자왈 생태체험관에서 나와 본격적으로 숲길 탐방을 시작했다. 입구에서부터 빨갛게 노랗게 물든 나무들을 보니 설렘이 가득 차올랐다. 이날따라 하늘도 실 구름이 멋지게 펼쳐져 유난히 더 아름다웠다.
가을의 색을 떠올리면 보통 진한 갈색이나 붉은빛을 떠올리지만 숲은 온통 노란빛으로 물들어 있었다. 그리고 바닥에 떨어진 낙엽만 진한 갈색으로 변해 있었다. 곶자왈에서는 양치식물들을 많이 볼 수 있기 때문에 아래쪽으로는 여전히 푸른빛으로 다양한 색의 조화를 감상할 수도 있었다.
교래자연휴양림에는 야외 교실이 여러 곳에 분포되어 있는데, 입구에서 멀리 떨어지지 않은 곳에 위치한 야외 교실이 가장 아름다웠다. 그곳에서는 알록달록한 나뭇잎을 관찰하는 것도 쉽고, 다람쥐들이 가져가지 못한 도토리가 가득 남아 있어서 아이들과 도토리를 줍기에도 좋은 공간이다.
야외 교실을 지나 점점 더 안쪽의 깊은 숲으로 들어가면 진하게 물드는 가을을 만날 수 있다. 말이나 소가 들어오지 못하도록 막아 놓은 입구가 초입에 하나, 그리고 중간 부분에 하나가 있는데 낙엽을 줍기도 하고 도토리를 찾으며 천천히 걸어오다 보니 그 뒤쪽까지 돌기엔 시간이 너무 많이 지나버려서 다 돌아볼 순 없었다.
아쉬웠지만, 이번 숲 체험은 이곳에서 다시 돌아가며 마무리하는 것으로 하고 대신 야외 교실에서 좀 더 놀다 가기로 했다. 뒤 쪽에 있던 야외 교실은 숲이 우거져 안으로 들어가 볼 수가 없어 아쉬웠다.
아이들과 함께 다니다 보면 나무에 붙어 있는 작은 버섯도 아름답게 보이고, 땅을 살살 파던 아이의 손 위에서 사슴벌레 애벌레도 발견하게 됐다. 어른들만 왔던 숲길은 그저 황홀한 풍경에 빠져 걷기 바쁘던 곳이었지만 아이들과 함께 하게 되니 작은 생명들을 만날 수 있게 되어 더욱 멋진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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