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와 역사의 소중한 한 부분인 지명, 역시 소중한 문화유산
자연과 사람이 하나 되어 살아가면서 세월이 흘러가고 그 땅 위에 살던 사람들은 사라져도 문화와 역사는 오래도록 전해지고 있으며, 그 문화와 역사의 한 부분인 지명에는 우리 조상들의 삶의 향취와 멋이 담겨져 있다고 한다. 그것이 바로 후손들에게 물려주어야 할 소중한 문화유산이다.
출처 : 국토정보플랫폼
우리가 살고 있는 동네에 대한 지명을 한 번쯤 생각해 본 적이 있을까?
국토교통부 국토지리정보원에서는 1958년부터 중앙 및 지방지명위원회를 설치하여 지명을 찾아내고 정리하는 노력을 기울였다고 한다. 각 지역별로 기존의 지명유래집을 새롭게 구성한 ‘한국지명유래집’을 발간했다고 하니 꼭 한 번쯤 우리가 살고 있는 동네에 대한 지명을 찾아보는 것을 추천해 본다.
‘즐거움을 더한 곳, 애월읍 하가리 마을’
우리 가족의 발길이 향한 곳은 제주에서도 돌담과 연꽃이 아름답기로 유명한 ‘애월읍 하가리 마을’이다. 하가리 마을은 고려시대부터 화전민이 모여 살다 조선조 태종 18년(1418) 현촌 고내리에서 분리되어 가락리로 불리다 조선조 세종 30년(1448) 무진년에 판관 하담의 일설에 의하면 이강이 재임시 윗동네를 상가락, 아랫동네를 하가락으로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그 후 조선조 정조 22년(1798) 판관 김계보 재임시 상가락을 상가리로 하가락을 하가리로 개칭하였고, 지금‘더럭’으로 부르게 된 것을 ‘더할 가’자의 ‘더’자와 ‘즐거울 락’자의 ‘락’자가 합하여 우리말로 ‘더락’으로 부르다가 음운의 변천과정에서 ‘더럭’으로 부르게 되었다. 고 한다.
이처럼 ‘즐거움을 더한 곳’이라는 마을 이름처럼 이미 하가리 마을은 연꽃이 아름다운 ‘연화지’를 포함해, 마을 안 소소하게 걷는 재미를 주는 ‘돌담’, 알록달록 형형색색의 ‘더럭분교’ 등 즐길 거리, 볼거리 등이 많이 있지만, 또 다른 즐거움을 찾기 위해 숨겨진 보물찾기를 시작했다.
‘하가리 마을’에 찾아야 할 숨겨진 보물 리스트
(보물 1호) 아름다운 돌담길을 거닐다 보면 만나게 되는 ‘1800년대에 만들어진 잣동네말방아’
(종목 : 국가민속문화재 제32-1호)
사실 말방아라는 단어는 MZ세대나 관광객들에게는 생소한 단어일 것이다. 10여 년 전 육지에서 이주한 우리 가족에게도 다양한 추측이 난무했던 단어이기도 하다. 흔히 민속촌이나 박물관에서 만나는 디딜방아가 아닌 제주의 특징이 잘 담긴 말을 이용한 농기구이기에 더더욱 그랬던 거 같다.
잣동네말방아는 하가리사무소와 새마을회관 사잇길을 따라 걷다 보면 만나게 되는 아름다운 제주 돌담길을 거닐다 보면 ‘방에집’, ‘방에왕’, ‘가레기집’ 등으로 불리는 조금은 독특한 모양의 제주도 특유의 가옥 형태를 만나게 되고 오가는 사람들의 휴식처가 되어주는 아름드리나무와 함께 보존되어 있다.
마을 어르신들에게 여쭤보니 예전 하가리 마을과 주변 인근 마을에는 많은 수의 말방아가 있었지만, 문화재 지정 이전에 팔리거나 사라져 쉽게 만나볼 수 없다며, 둥글고 판판한 돌판 위에 지름 120cm가량의 둥근 돌로 웃돌을 세우고 이를 말이 끌어 돌림으로써 곡식을 찧는 모습을 상상해보니, 생각보다 좁은 가옥 안에 어떻게 곡식을 찧었는지 상상이 잘 안되기도 했다.
(보물 2호) 제주전통주거의 특징을 볼 수 있는 제주도의 전통가옥 초가 : 총 3채
삼다도라 불리는 제주도!!!
‘바람, 여자, 돌’이 많다고 하여 붙여진 별명인 것을 모르는 대한민국 사람들은 극히 드물 것이다.
그렇듯 ‘바람, 여자, 돌’은 제주의 삶에서 떼려야 뗄 수 없는 존재일 것이다.
이번에 방문한 하가리 마을에 소재한 제주도의 전통가옥 3채의 초가를 보면,
① 문형행가옥 (제주특별자치도 민속문화재 제3-8호)
② 오광준가옥 (제주특별자치도 민속문화재 제3-9호)
③ 하가리문귀인가옥 (제주특별자치도 민속문화재 제11호)
제주의 거센 바람을 대항하기 위해 쌓은 돌담 안으로 ‘안거리’와 ‘밖거리’로 구분해 서로 대립적인 배치관계를 형성하면서 마당을 중심으로 독립적인 생활을 만드는 것이 육지의 주거 생활과 큰 차이점이며,
농업 활동의 부산물로 얻어진 재료인 초재인 새를 사용해 2년마다 한 번씩 새롭게 그물처럼 얽어매어 거센 바람으로부터 버텨온 상징물인 (지붕)과, 비바람과 강한 햇빛이 실내에 들어오는 것을 막는 (풍차)를 설치했으며, (우영)이라는 채소 재배를 위한 경작 공간과, 농작물을 단으로 묶어 두거나 쌓아 놓은 (눌굽), 안거리 뒤뜰 공간으로 부엌을 통해 들어가는 (안뒤), 오늘날 화장실로 사용되는 (통시), (구들)방의 난방을 위해 불을 때는 (굴묵), 곡식을 보관하는 (고팡), 밥상을 차리고 식사를 하는 (찻방) 등의 실제 살아온 공간을 이곳저곳 살펴보는 충분한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유익한 장소이자 문화재기도 하였다.
문화재 탐방을 하다 보니 문뜩 “왜 할머니, 할아버지 시골집을 이렇게 보존하지 않았을까? 왜 사진에 담아두지 않았을까?”라는 아쉬운 마음이 남게 됐다.
찾아가는 주소
① 잣동네말방아 : 제주시 애월읍 하가리 921번지
② 문형행가옥 : 제주시 애월읍 하가로 141-23 (하가리 872번지)
③ 오광준가옥 : 제주시 애월읍 하가로1길 11-4 (하가리 977번지)
④ 하가리문귀인가옥 : 제주시 애월읍 하가로1길 2-5 (하가리 916-2번지)
글·사진제공 By 신해성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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