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오름 추천, 송악산 둘레길
제주도 여행의 가장 큰 매력은 역시 바다와 함께 펼쳐진 자연 경관이다. 제주도 곳곳에 펼쳐진 오름들은 낮거나 높거나 대부분이 정상에 서면 아름다운 뷰를 감상할 수 있는데, 오름 초입에서부터 환상적인 뷰를 감상할 수 있는 곳이 바로 송악산이다.
송악산 둘레길은 약 1시간 정도 소요되는 코스로 오르락내리락 계단을 지나가야 하지만 아이들도 걸을 수 있을 정도로 탐방로가 아주 잘 정돈되어 있다.
대부분의 등반객들은 넓은 주차장이 있는 사이수동방파제 쪽에서부터 시작해 한 바퀴를 돌아오는데, 이번에는 거꾸로 도는 코스를 선택했다. 송악산 둘레길 입구에서 오른쪽으로 이어진 길이 있는데, 그 길을 따라가면 곰솔이 가득한 숲길이 나온다.
어느 방향으로 가든 상관은 없지만 개인적으론 거꾸로 돌아가면 아름다운 전망을 계속 눈앞에 두고 걷는 느낌이 들어 이 방향을 좀 더 선호하는 편이다.
송악산은 제주의 최남단에 위치한 오름으로 절울이(절워리, 저벼리)라고도 한다. 송악산은 초기의 수성 화산활동과 후기의 마그마성 화산활동을 차례로 거친 화산으로 먼저 폭발한 큰 분화구 안에 두 번째 폭발로 지금이 주봉이 생기고 거기에 작은 분화구가 생겨난 이중 화산체로 주위에 기생화산이 발달해 99봉이라 한다고 한다.
곰솔이 가득한 숲길을 따라 조금만 올라가면 송악산 일제 동굴진지의 흔적을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다. 일제 동굴진지는 일본군의 군사시설로 1943~1945년 사이에 만들어졌다. 송악산에는 크고 작은 진지동굴이 60여 개 소나 되며, 이 진지동굴은 태평양전쟁 말기, 수세에 몰린 일본이 제주도를 저항 기지로 삼고자 했던 증거들을 모여주는 시설물 중 하나다. 송악산 절벽 아래에는 해안참고 15개소도 남아있다.
커다랗게 난 구멍을 보고 있으면 어쩐지 마음이 좋지 않다. 좋은 풍경으로 마음을 달래 보기 위해 계속 걸어 올라갔다. 오르막이 끝날 무렵 나무데크가 이어졌다.
푹신한 흙길을 더욱 좋아하지만 가끔은 안전하게 나무데크를 걷는 느낌도 좋다. 특히 한라산을 오를 때 나무데크를 발견하면 그렇게 반가울 수가 없다. 나무데크를 따라 올라가면 전망대가 있는데, 이 전망대에서는 가파도와 마라도가 한눈에 보인다. 마침 모슬포 운진항에서 가파도로 가는 알록달록한 배도 볼 수 있었다.
잠시 바다를 바라보며 휴식시간을 가진 다음 다시 길 위로 올랐다. 눈이 내리고 얼마 지나지 않은 때라 아직도 곳곳에는 눈이 녹지 않고 있었다.
나무데크길은 둘레길을 걸어가는 내내 설치되어 있어 편안하게 앞을 보며 걸을 수 있어서 좋다. 길이 험하면 앞을 보기보단 아래를 보고 걷느라 주변 풍경을 잘 보지 못하는데, 덕분에 주변의 아름다운 풍경은 모두 담아 올 수 있었다.
둘레길을 도는 내내 환상적인 뷰를 감상할 수 있는 송악산 둘레길 분화구 주변에는 야자수도 엄청 많이 볼 수 있다. 야자수가 있는 곳에는 말들이 한가로이 풀을 뜯고 있는데, 여름이 되면 푸른빛의 수국이 피어 더욱 아름다운 모습을 감상할 수 있다.
날씨가 좋은 날에는 산방산과 형제섬 그리고 한라산까지 막힘없이 보이는 멋진 뷰를 자랑하지만 이날은 구름이 많아 한라산은 볼 수 없었다.
이렇게 곰솔이 있는 곳부터 시작해 한 바퀴를 돌아오면 산방산과 한라산의 풍경이 끝날 때까지 이어지게 된다. 반대로 오면 얼마 못가 멋진 뷰를 등지게 되어 아쉬운 마음이 들곤 했었다.
산방산이 점점 가까워지며 송악산 정상으로 향하는 길이 보였다. 송악산 정상 코스는 2개의 전망대가 있는데, 지금은 제1전망대까지만 탐방이 가능하다. 송악산 정상 코스가 개방된지도 오래되지 않아 1전망대라도 다녀올 수 있는데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정상 코스는 일방통행으로 입구에서 출구로 한 방향으로만 탐방이 가능하다. 정상이 점점 가까워질수록 보이는 전망도 더욱 시원스럽게 펼쳐졌다. 한라산의 눈 쌓인 백록담을 함께 볼 수 있으면 더욱 좋았겠지만, 하늘 위에 듬성듬성 놓인 구름마저도 아름다운 날이었다.
제주 서쪽을 여행 중이라면 한라산과 산방산, 형제섬을 한눈에 볼 수 있고, 마라도와 가파도까지 모두 볼 수 있는 송악산 둘레길을 꼭 한 번 돌아보길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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