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귀포시 - 서쪽여행지

드디어 만나는 봄, 서귀포 벚꽃 명소 예래생태공원

(주)교차로-제주 2023. 3. 29. 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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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운 겨울을 보내고 따뜻한 봄을 맞이하는 3월이 지나가는 날, 많은 사람들이 하루하루 봉우리가 터지는 벚꽃을 기다린다. 이맘때쯤 전국에 개화시기를 알리는 ‘벚꽃 지도’는 인터넷에서 심심찮게 찾아볼 수 있다.

 

제주 남쪽에 거주하고 있는 우리는 지역 중 가장 빠르게 벚꽃을 맞이한다. 곳곳에 명소를 보유하고 있는 제주에서는 각 지역마다의 축제도 열리기도 한다. 많이 알려져 있는 전농로, 장전리, 제주대, 녹산로 등이 그렇다. 우리는 몇 해 전부터 주목받기 시작한 곳이 근처에 있어 찾아가 보았다. 

 

대왕수천예래생태공원

주소 : 서귀포시 상예동 5002-26

대왕수천 예래생태공원은 올레 8코스, 서귀포 상예동에 있는 습지공원이다. 이곳에 대왕수라는 산물(용천수)이 흐르는데 아무리 가물어도 수량이 줄지 않고, 예래동 일대에 가장 큰물이라는 의미로 대왕수라 불러왔다. 보통 제주의 하천은 비가 오지 않을 때 물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사시사철 흐르는 이곳의 물은 독특한 풍경이다. 공원 남쪽에는 예래생태체험관이 있으며, 이 일대는 한국 반딧불이 연구회가 지정한 제1호 반딧불이 보호 지역이다. 이 대왕수천 하류 쪽에는 여름철 물놀이 장소로 유명한 논짓물이 있다.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나무계단을 따라가면 빠르게 내려갈 수 있고 북쪽으로 조금 더 가면 우회로가 있어 노약자 등 계단이 부담스러운 사람들이 이용할 수 있게 마련되어 있었다. 점심시간이 지난 오후 이미 많은 사람들이 찾고 있었다.

 

작년부터 이곳의 벚꽃이 유명세를 치르게 된 이유는 계곡물을 중심으로 노란 유채와 키 작은 벚꽃나무가 한 데 어우러져 한 폭의 그림을 보는 듯하기 때문이다. 그 모습을 기대하며 계단을 내려갔다. 

 

개화는 80% 정도 진행되어 있었고 이미 만개하여 꽃잎이 떨어지며 초록 잎을 보이는 나무들도 종종 보였다. 유채는 예년 보다 덜하지만 자연스러운 모습 그 모습대로 또 사랑스러웠다. 길을 따라 함께 걸어보았다.

 

나무 한편에는 올레길 리본도 보인다. 이곳이 올레길이라면 어쩌면 8코스가 아닐까? 이 순간 올레길을 걷는 이들은 최고의 시간을 걷고 있음이 분명하다. 제주의 올레는 그 자체가 아름다운 풍경을 간직하지만, 이곳에 비할 곳이 있을까?

 

만개 상태가 아님에도 가족, 친구, 연인들이 새소리, 계곡물소리를 들으며 산책도 하고 사진도 찍으며 저마다의 봄을 맞이하고 있었다. 우리도 우리만의 소중한 시간을 위해서 발걸음을 옮겨본다.

 

파란 맑은 날이 아님에도 각각의 색들이 눈의 피로를 덜어주었다. 눈이 부시도록 파란 하늘도, 이번처럼 조금은 흐린 날도 일주일이라는 시간 동안 최선을 다해서 즐겨보자. 모든 날씨에 그만의 매력을 가지고 있지 않을까.

 

계곡을 넘어갈 수 있는 다리와 쉬어갈 수 있는 벤치가 마련되어 있어 편리하기도 하고 다리에서 멋진 사진도 건질 수 있었다. 작년처럼 유채꽃과 벚꽃이 풍성했다면 더욱 예뻤을 건데 하는 아쉬움이 있지만,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찾아올 만큼 충분히 매력적이다.

 

 
 

산책로가 길게 이어져 있어 많은 사람들이 방문 중임에도 충분히 공원을 즐길 수 있었다. 주차장을 보면 발 디딜 틈도 없이 북적일 거 같지만, 막상 내려가서 걸어보면 참으로 여유롭다. 분명 포토존이라 할 만큼의 포인트는 있겠지만, 중요치 않다. 어디든 그곳이 포토존이고, 포인트이기에 마음껏 추억을 남겨도 좋을 듯하다.

 

아직 피지 못한 봉우리가 눈에 띄었다. 어떤 나무에서는 이미 꽃이 지기 시작했고, 어떤 나무에서는 아직 채 피지도 못하고.. 같은 공간이지만, 제각각의 시간으로 최선을 다하고 있다. 

 

첫봄에 첫 벚꽃을 맞이하는 아기와 함께 추억도 남겨 보았다. 아직 우리와 같이 생각하고 느낄 수는 없겠지만, 우리가 함께 했다는 추억은 간직해야 하기에.. 비록 일주일 정도의 짧은 시기에만 경험해 볼 수 있는 곳이기에 사진 한 장 한 장이 소중하다. 여행을 온 이들은 오죽할까.

 

 

곳곳에 여유롭게 공원을 즐기는 사람들을 만날 수 있었다. 비록 예년만 못하더라도 이곳을 지나는 이들의 표정은 무척이나 밝아서 자연스레 감정이 전달되는 듯하다.

 

싱그러운 공원의 모습은 비단 벚꽃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콘크리트를 부어 땅의 숨구멍을 막은 단단한 길이 아닌 디딤돌을 두어 만든 산책로를 비롯하여 자연을 최대한 해치지 않고 조성된 모습이 덩달아 우리도 한숨 쉬어갈 수 있게 느껴지게 한듯하다. 일주일 남짓 터졌다 흐드러지는 꽃나무지만 한적한 시골마을의 생기를 불어 넣기는 충분했다. 이처럼 제주 곳곳에 자연과 함께 어우러진 공원이 많이 조성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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