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꼭 가봐야 할 여행지
맑은 가을하늘, 제주도에서 꼭 가봐야 할 여행지
예고 없이 찾아온 겨울바람에 혹시 올해는 가을 없이 지나가버리는 것이 아닌가 걱정했지만, 날씨는 안정을 찾아 찬란한 가을 하늘이 그 어느 때보다 멋지게 펼쳐졌다. 때 아닌 겨울바람에 작년보다 급하게 피어난 억새에 반가운 마음과 아쉬운 마음이 교차된다.
제주도에서 가을을 맞으면 동쪽 깊은 중산간이나 서쪽 중산간 모든 곳에서 아름답게 빛나는 억새의 물결을 만날 수 있다. 지난번 서쪽에 억새가 만발한 오름을 소개했다면, 이번에는 동쪽이다.
매년 가을이 되면 버릇처럼 찾아갔던 동쪽 오름 군 중 용눈이 오름은 올해부터 휴식년제로 아쉽게 됐지만, 아끈다랑쉬오름과 손지오름, 백약이오름, 따라비오름에서는 여전히 멋진 억새를 만날 수 있다.
이번 여행에서는 오름보다는 평지를 편안하게 산책하며 감상할 수 있는 곳으로 가보고 싶어 가시리에 위치한 유채꽃플라자를 찾았다.
유채꽃플라자라는 명칭에서 알 수 있듯이 이곳은 봄이면 노란 유채꽃이 만발하던 곳이었지만, 몇 해 전부터 유채꽃축제를 조랑말박물관 옆에서 개최하며 이곳에는 노란 유채꽃이 아닌 황금빛 억새가 만발하는 곳으로 바뀌었다.
주차공간도 넉넉하고 사람이 많아도 섞일 일 없이 넓은 곳이라 여유롭게 산책을 즐기기 좋다. 작년에 이곳을 찾았을 때는 웨딩촬영을 하는 팀들이 10팀 정도는 보였는데, 올해는 한 팀도 찾아볼 수 없었다. 아마도 최근 제주도는 웨딩촬영장소가 너무나도 많아져서 바람 많은 중산간으로는 잘 오지 않을 것이란 생각도 든다.
유채꽃플라자 입구에서부터 조금 더 안쪽으로 들어오면 풍력발전기를 지나는 곳에서부터 억새길이 이어진다. 원하는 곳에 주차를 한 뒤 천천히 걸으면서 즐겨볼 것을 추천한다.
억새가 만발한 곳에서 서남쪽을 바라보면 희미하지만 한라산이 넓게 떨어진 모습과 동쪽으로는 대록산(큰사슴이오름)이 보여 장관을 이룬다. 이 중에서도 포토존으로 가장 적합한 장소로는 풍력발전소가 보이는 풍경을 추천한다.
천천히 걸어서 대록산으로 향하는 길을 따라 쭉 올라가면 커다란 의자 두 개가 보이는데, 이곳에서도 멋진 사진을 남길 수 있다. 바람이 많이 부는 곳이라 잠시 쉬어가고 싶다면 바로 옆에 있는 카페를 이용해보는 것도 좋다.
사색에 잠겨 가을을 만끽하기엔 이만큼 조용하고 아름다운 곳은 찾기 드물 것이다. 그리고 억새와 함께 좋을 추억을 남기기에도 더 없이 좋은 장소다.
유채꽃플라자에서 제주시로 향하는 길에는 아주 유명한 카페가 한 곳 있는데, 작년부터 말이 많았던 핑크뮬 리가 만발한 카페 글렌코다. 처음에는 핑크뮬리만으로도 아름다운 카페였는데, 지금은 사계절 내내 아름다운 정원을 감상할 수 있는 카페로 발전해 나가고 있다.
핑크뮬리는 지난 해 2급 유해식물로 판정받아 제주도나 시에서 식재한 핑크뮬리는 다른 식물로 교체되었지만, 개인에 한해서는 허용하도록 되었다. 유해식물이라 그런지 치명적인 아름다움을 지녔다.
글렌코 입구에 들어설 때는 핑크뮬 리가 많이 보이지 않지만, 안쪽으로 들어가면 핑크빛 바다에 빠진 것 같은 풍경이 펼쳐진다. 언젠가 해외여행을 계획할 때 꼭 가보고 싶었던 곳 중 하나가 호주의 힐리어 호수라는 핑크 호수인데, 사진으로 밖에 보지 못했지만 아마 지금 보는 핑크빛이 비슷한 모습이 아닐까하는 상상을 해본다.
풍성한 결실을 맺는 계절인 가을, 이 가을이 지나고 나면 우리의 삶이 조금은 더 달라져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조금씩 사람들을 만나는 것이 익숙해지고, 축제도 조금씩 개최되는 것을 보니 또 한 번의 큰 고비를 우리는 잘 견뎌내고 있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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