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몽유적지
삼벌초 항쟁의 역사를 만나다
답답하고 끈적끈적한 날씨가
지속되던 제주도의 장마가
드디어 끝이 났다.
장마 기간 내내 온 몸을
휘어 감는 찝찝한 공기와
마음대로 뛰어다닐 수 없게
내리는 비 때문에
여행객들은 물론 도민들도
밖으로 나갈 엄두도 내지 못하던 장마였다.
이런 날에는 모두가 실내에서
구경할 만한 것들을 찾아 떠나곤 하지만,
하루 종일 내리는 비만 아니면
잠시라도 산소공급을 할 만한 곳을
찾아 떠나는 것도 좋은 일이다.
이에 오늘은 고려시대
삼별초 항쟁의 역사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항몽유적지’를 소개하고자 한다.
제주시에서 서쪽을 향해
달려 광령리 쪽으로
새롭게 개통된 도로로 가면
제주시 내에서는
약 20분 만에 항몽유적지에 도착할 수 있다.
항몽유적지로 들어서는 입구에는
바람에 휘날려 힘이 없지만
아직도 몽글몽글 피어있는
수국이 반갑게 맞이해준다.
수국이 비를 맞아 수분이 많아져서 그런지
오히려 더욱 풍성해 보이기까지 한다.
내리던 비가 잠시 멈춘 오후,
여행객들의 발걸음은 이곳 수국을 향해 옮겨 졌나보다.
삼별초의 최후, 그들의 항전
수국꽃길을 지나 조금만 더 들어가면
항몽유적지의 입구가 나온다.
입구 바로 정면에는 삼별초군의 넋을
기리기 위해 건립된 비석이 세워져 있고,
왼쪽으로는 항몽유적지 전시관이 있다.
전시관에서는 항몽유적지에
관한 모든 것이 있다.
‘항몽유적지’는 약 750여 년 전
몽골의 침략군을 물리치고 나라를 지키기 위해
궐기했던 삼별초가 최후까지 항쟁하다
장렬하게 돌아가신 곳이다.
삼별초군이 축조한 항파두성은
약 3.8km에 걸친 토성과
그 안에 축조한 내성의
이중 성곽으로 이루어져 있고,
성내에는 대궐과 관아시설까지
갖춘 요새였다.
현재는 토성만 남아있고,
내성터는 현재까지도 발굴 작업 중이다.
전시관을 다 돌아본 후 밖으로 나가면
‘토성가는길’이라는 표지판이 작게 보인다.
토성으로 가는 길에서 보는 풍경은
여느 오름 못지않은 멋진 풍경이다.
날이 좋을 때는 소풍을 오기에도
좋을 것 같은 멋진 환경이다.
점점 어두워지는 하늘을 보니
또 비가 막 쏟아질 것 같아
더 이상 가지 못하고 다시 돌아왔다.
작년 이 맘 때쯤 피어난 해바라기 꽃이
갑자기 떠올라 가봤더니
앞 쪽의 해바라기는 이미 다 시들어 버렸고,
뒤쪽에 있는 해바라기는 아직 해를 기다리듯
목을 한껏 빼들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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