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유리박물관
환상적인 유리의 세계로
전국을 뜨겁게 달구며
기록적인 더위를 갱신하던
2018년의 여름이 가장 절정의 순간을
찍고 서서히 내려오고 있다.
아직 끝나진 않았지만
이제 어느 정도 숨이 쉬어질
만큼 견딜 수 있는 더위다.
그동안 너무 덥다는 핑계로
에어컨 앞에서 동동 구르던 발도
성큼성큼 아스팔트 위를 걷고 싶나보다.
그래도 아직까지 오랜 시간
실외활동을 하기엔 힘든 날씨이기에
오늘은 시원한 작품세계로 떠나보고자
예술인이 모여 사는 마을인 저지리에 위치
‘제주도립 김창열미술관’을 소개하고자 한다.
‘제주도립 김창열미술관’은
평안남도 맹산 출신으로 ‘물방울’이라는
소재로 독자적인 작품세계를 구축.
국내외 미술계에서
한국현대미술의 큰 획을
그은 작가로 평가받고 있는
김창열 작가의 작품을
전시하고 있는 미술관이다.
물방울 화가 김창열 화백이
프랑스 팔레조에 머물던 시절
가난하여 캔버스를
자유롭게 사용하지 못했다.
그려 놓았던 그림들 중
만족스럽지 못한 작품의 뒷면에
물을 뿌려 먼저 그린 화면을 떼어낸 후
다시 사용하기를 반복했다.
어느 날 아침 평소와 같이 그림 뒷면에
물을 뿌렸고, 마침 아침 해가 떠오르며
비쳐든 햇살에 캔버스 뒷면에 맺힌
물방울이 반짝 거리는 모습에
영감을 얻어 물방울 그림이 탄생하게 됐다.
이후 1972년 검푸른 바탕에
떠 있 투명한 물방울을 그린
<밤에 일어난 일>로 살롱 드 메에 참가
본격적으로 유럽 화단에 데뷔하게 되면
오늘날의 물방울 화가 김창열을 만들어 냈다.
그리고 김창열 화백이 1952년 경찰학교를
졸업한 후 제주에서 1년 6개월 정도 파견되어
머물게 된 것이 인연이 되었다.
그 당시 계용묵, 육파일, 박재식 등
문화예술인들과 교류하며 ‘흑산호’라는 동인시집에
[동백꽃], [종언] 등의 시를 실었고,
60년의 세월이 흘러 다시 제주도와 인연을 맺고 작품을 기증하게 됐다.
저지예술인마을에 터를 잡은 이 미술관은
김창열 화백이 1957년부터 2013년에 이르기까지
그의 대표작품 220점을 제주도에 무상 기증하며
세워진 미술관이다.
김창열 작가가 일생동안 일궈온
그의 작업과 사유, 삶을 더 많은 사람들이
만나고, 경험하고, 향유하도록 하는
종합예술공간으로 자리매김 하고 있다.
이 미술관은 빛과 그림자가 공존하는
김창열 화백의 물방울 작품을 모티브로
빛의 중정과 각각의 방들로 구성되어 있다.
단층건물에 오름과 같은
제주 자연지형의 특색을 담은
지상 1층 규모의 건축물로,
기획전시실, 상설전시실, 수장고, 교육실을
비롯해 아트샵과 야외공연장이 마련됐다.
미술관은 김창열 화백으로부터
기증받은 회화, 판화, 설치에 이르기까지
1957년부터 최근까지의 시대별 대표작
220점을 지난 2016년 9월부터 조금씩 전시해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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