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끈다랑쉬오름높게 자란 억새와 함께 제주의 바람을 맘껏 느낄 수 있는 오름 가을이 점점 깊어져 간다. 며칠 전까지만 해도 너무 건조해 제주 일부지역은 초기가뭄 증상이 나타나기도 했는데, 이를 덜어줄 가을비가 시원하게 쏟아져 내린다. 오랜만에 수도꼭지를 튼 것처럼 콸콸 쏟아지는 비를 보고 있으니 왠지 마음이 평온해지는 기분이다. 그렇게도 기다리고 기다리던 비인데 또 막상 비가 오니 기분이 좋다가도 이런 날에 갈 수 없는 곳들이 떠오르기 시작한다. 알록달록한 꽃으로 여행객들을 맞이하는 꽃놀이 명소도 비가 오면 거닐기 힘들고, 특히 오름은 미끄러운 길 때문에 더욱 갈 생각조차 할 수가 없게 된다. 금방 또 비가 그쳐 아름다운 오름을 오를 수 있겠지만, 갑자기 해가 쨍쨍하던 날의 오름이 너무 그리워 사진이라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