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덕1리
제주에서 가장 아름다운 일몰을 만나다
개인적으로는 귀덕리에 대한 애정이 남다르기에 자주 이곳 마을을 찾아오곤 한다.
특히나 일몰이 아름답기로 유명한 이곳은 상대적으로 관광객들에게는 조금 덜 알려진 그런 마을이다.
오후 3시, 귀덕1리에서의 여행을 시작 해 보자. 마을투어가 끝날 즈음에 상상도 못할 제주에서 가장 아름다운 일몰을 맞이하게 될 것이다.
마을을 다녀보니 그동안 보지 못했던 다양한 이야기들이 기다리고 있었다.
시작 전에 영등할망에 대해 간략히 소개하려한다.
낯선 이름인 ‘영등’ 은 바람의 신이다. 평소에는 자상계의 질서나 인간사에 관여하지 않다가 일 년에 한 번, 이월초하루에 지상으로 내려온다. 영등신은 15일에서 20일 정도 지상계에 머무르며, 이 기간에는 마을에서 영등굿을 통해 해녀들의 안전조업과 채취하는 해산물들의 등풍(풍년이 듦)을 기원한다.
우선 골목을 따라서 바닷가를 시작으로 마을을 둘러보기로 한다. 제주의 바다는 언제나 눈부시다. 동해, 서해, 남해와는 다른 제주해라고 이름지어본다. 이곳 마을의 바다는 신들이 지켜주기에 늘 안전하고 풍년이 들지 않았을까 생각해본다.
영등별감, 바다에 물고기 씨를 뿌려주는 어부들의 영등이라고 한다. 별감은 무장이라서 창과 방패를 가지고 바다에 불어오는 태풍을 창으로 찌르고 방패로 막으며 배를 단속한다. 그러나 화가 나면 폭풍을 몰고 와 배를 부수는 풍랑의 신이기도 하다.
바닷가에는 영등과 관련한 다양한 이야깃거리가 있다.
귀덕리의 첫 포구라는 복덕개포구는 음력 2월 초하루 새벽 들물 때 영등할망이 들어와 많은 씨종자를 뿌렸고, 그 시각에는 어부들의 출항을 금하고 잠녀들도 바다에 나가지 않았다고 한다.
헛영등이라 불리는 영등호장은 영등할망이 맵고 아린 바람과 마지막 꽃샘추위를 선사하기 전에 너무 빨리 햇빛을 내리고 사람보다 먼저 날이 덥다고 얇은 옷 하나만 걸치고 오는 헛 신, 말만 영등이지 옷 벗은 영등, 심심한 영등이라 한다.
할망의 착한 며느리는 세지만 곧은 하늬바람 같은 신으로 착하고 부지런하고 어질고 반듯하며, 바다에 들면 전복, 소라, 미역, 천초 등 해초의 씨를 뿌려주는 잠녀의 수호신이라 한다.
영등과 관련된 얘기로만으로도 소개할게 많지만, 이쯤에서 본격적으로 마을로 이동해보자. 시작부터 볼거리가 너무 많다.
귀덕 향토길을 따라 귀덕초등학교에 이르면, 귀덕연대의 터를 볼 수 있다.
귀덕연대는 조선시대에 사용된 군사, 통신시설로 명월진 소속의 연대로, 동쪽으로는 애월연대, 서족으로는 우지연대와 교신하였으며, 높이 3m 정도의 모래언덕 위에 세워졌으나, 지금은 지대석만(‘ㄷ’자 모양) 남아있다.
초등학교의 모습이 궁금했지만, 서로간의 안전을 위해서 피해가기로 한다. 하지만 다소 마음 아픈 안내가 눈길을 끈다.
제주의 마을은 어느 곳 할 것 없이 개발로 인해 분주하다.
모두 개인들의 꿈을 실현하기 위한 노력들이겠지만, 아쉬운 건 제주다운 모습이 점점 사라져간다는 것이다. 예전 경주를 갔을 때의 기억이 생생하다. 지금은 물론 그곳도 많이 변했겠지만, 많은 건물들의 지붕이 기와로 이뤄져있었다. 그런 모습은 경주만의 색을 잘 표현한 거라 생각한다. 이곳 귀덕리에서 마주친 건물 또한 제주의 색을 그대로 살린 곳이 아닌가 생각이 되어서 눈을 뗄 수가 없었다.
제주에서 집을 이렇게 꾸며놓고 살고 싶다.
사진, 글 제공 김형일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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