곶자왈
사계절 초록을 간직한 신비숲
필자는 JTBC <효리네 민박> 과학탐험가로
잘 알려진 문경수 씨를 만났을 때 그는 이런 이야기를 했다.
그가 자연과 우주를 탐험하러 해외 곳곳을 누비던 때
해외 어디를 가던 그곳의 과학자 한두 명에게서
반드시 받는 질문이 있었다고 한다.
그것은 ‘제주도에 가보았냐’는 것이었다.
호기심 가득한 그들의 질문에는
제주에 대한 동경이 담겨있었다.
세계적으로 잘 알려진 화산섬인 하와이를 찾았을 때도
80세가 넘은 그곳의 노학자는 ‘제주’에 대해 물었다.
제주에는 화산섬 중에서도 전 세계적으로
유일한 생태를 간직한 곶자왈이 있다.
열대 북방한계식물과 한대 남방한계식물이 공존하는 곳은
제주 곶자왈이 유일하다.
곶자왈은 ‘곶=수풀, 자왈=돌이나 자갈이 모인 곳’을
뜻하는 제주 방언으로 다시 말해 자갈 위로 생성된 숲이다.
화산이 분출할 때 점성이 높은 용암이 천천히 흐르면서
크고 작은 바위 덩어리로 쪼개져
요철(凹凸) 모양의 지형이 만들어졌다.
제주도만의 독특한 지형이다.
흙으로 메워지지 않은 돌과 돌 틈은 숨골이 되어
풍부한 지하수와 함께 ‘보온·보습의 효과를 높였고
숨골 틈으로 여름엔 시원하고 겨울엔 따뜻한 바람이 새어나와
숲의 온도를 사철 일정하게 유지시켜주었다.
그 덕분에 곶자왈에서는 남방한계식물과 북방한계식물이 공존한다.
굵고 단단한 뿌리가 뱀의 똬리 같이 땅 위로 그대로 드러나 있고,
나무마다 덩굴이 칭칭 감겨 뒤엉켜있다.
숲에 가득한 축축한 공기와 연둣빛은 영화 <아바타>에서
등장했던 신비롭고 영험한 숲 속 장면의 현실 버전이다.
예전에는 돌과 나무, 덩굴 따위가 어수선하게 엉클어진
이곳은 그저 쓸모없는 땅이었다.
농업과 임업에 적합하지 않았던 곶자왈은
그대로 방치되거나 말 방목을 위해 훼손되기도 하고
땔감으로 나무가 베이기도 했지만
곶자왈의 가치가 알려지면서 보존이 이뤄지고
사람의 손을 타지 않은 원시림으로서 오히려 힐링 명소가 되었다.
제주의 곶자왈은 한라산을 기준으로
동서로 길게 뻗어 분포한다.
그 중 특히 보전상태가 양호한 네 개의 지대를
제주 4대 곶자왈로 지정했다.
제주 곶자왈 도립공원은 그 중 한경-안덕 곶자왈 지대에 속한다.
대정읍 내 154만 6,000㎡ 규모에 이른다.
산책을 위한 총 5개 코스가 있다. 테우리길(1.5㎞, 30분)은
지역주민들이 목장을 이용하기 위해 만들었던 길이다.
한수기길(0.9㎞, 20분)은 농사를 짓기 위해 조성된 길이다.
빌레길(0.9㎞, 20분)은 한수기오름 입구에서
우마급수장으로 이어지는 길이다.
오찬이길(1.5㎞, 30분)은 신평리 마을공동목장
관리를 위해 만들어진 길이다.
원형 그대로의 곶자왈 특이지형인 가시낭길(2.2㎞, 왕복 45분)도 있다.
숯가마 거주지, 천연동굴, 4·3 유적지, 석축시설 등이 보존되어 있으며
약 15m 높이에서 곶자왈을 관찰하고
주변 경관을 조망할 수 있는 곶자왈 전망대가 있다.
제주 곶자왈 도립공원에서는 생태놀이, 체험프로그램,
곶자왈 생태탐방(숲해설탐방 1일 2회) 등도 운영한다.
한경희 자유 기고가
제주 곶자왈 도립공원(www.jejugotjawal.ok.kr)
주 소: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 대정읍 에듀시티로 178
문 의: 064-792-6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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