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라비오름은빛 억새 물결과 함께 잔잔하게 걷고 싶은 오름 11월의 제주도는 한 달 내내 걷기만 해도 행복함을 느낄 수 있는 시기다. 알록달록 화려하게 피어나는 꽃은 없지만, 살랑살랑 바람 따라 춤추는 억새를 원 없이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시기에는 제주도 동서남북 어디에서도 억새를 만날 수 있지만, 갈 때마다 새로운 모습을 만나게 되는 ‘따라비오름’은 올해도 어김없이 여행객들의 호기심을 자극하며 다시 찾아오게 만든다. 몇 년 전과 또 다른 분위기의 따라비오름, 입구에 있던 커다란 정자가 사라졌다. 정자가 있을 때에는 따라비오름에서 내려온 뒤 항상 그 정자에 앉아 떨어지는 해를 바라보며 억새와 함께 시간을 보냈었는데, 지금은 달랑 벤치 두 개만 남았다. 어쩐지 억새도 많이 보이지 않는 듯했지만, 옛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