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산동
작가의 산책길 따라 천천히 걷기
서귀포시의 구시가지 동쪽에 위치한 이곳은 1981년 서귀읍과 중문면을 합쳐 서귀포시로 승결할 때, 서귀리의 일부와 토평리의 일부, 동홍리의 일부, 그리고 보목리를 병합하여 송산동이라는 행정동을 설치했다. (출처. 디지털서귀포문화대전-송산동)
이번 여행을 이곳으로 정한 이유는 ‘작가의 산책길’ 이라는 이름의 골목투어를 추천하기 위해서이다. 서귀포 이중섭거리를 중심으로 동서로 이어진 작가의 산책길은 송산동의 아름다운 골목골목을 둘러 볼 수 있는 좋은 코스가 아닐까 생각한다.
겨울인지 늦가을인지, 이젠 정말 추워졌다. 찬바람에도 잘 매달려있는 감이 탐스럽다.
우선 작가의 산책길에 대해 먼저 알아보고 투어를 시작해보자.
이중섭, 변시지, 현중화 등 서귀포예술가들이 예술과 삶의 체취가 녹아있는 공간들을 탐방하는 프로그램으로 이중섭화가가 살았던 거주지와 이중섭미술관, 폭풍의 화가 변시지 작품을 볼 수 있는 기당미술관, 서귀포칠십리공원, 이중섭과 현중화의 이야기가 스며있는 자구리해안, 진시황의 명을 받아 불로초를 구하기 위해 찾아왔던 서복의 전설이 남아있는 서복전시관, 한국 근대서예에 큰 획을 남겼던 소암 현중화가 작품활동을 했던 조범산방과 소암기념관을 둘러보는 코스이다.
투어의 시작은 담벼락을 수놓은 다양한 작품들이다.
위에 언급한 작가들의 작품이 아니라 송산동과 주민자치위원회가 공동으로 2016년 여름에 추진한 사업의 일환으로 [이중섭화백 바로알기 미술교실] 에 참가한 관내초등학교 학생들을 비롯하여 많은 이들이 만들어낸 작품들이다.
길을 따라서 펼쳐진 다양한 작품들이 발걸음을 멈추게 한다.
건물의 벽이 하나하나 작품이다. 제주의 생명과도 같은 해녀의 살아있는 듯한 표정에 눈을 뗄 수가 없다.
건물에 표현된 작품들을 보며 걷다보면 어느새 발걸음은 새로운 곳으로 안내한다.
칠십리길 테마 사진전시대 는 잘 조성된 산책로를 따라 걸으며 다양한 사진과 글들을 함께 감상할 수 있는 곳으로 지금 시국이라면 어쩌면 가장 어울리는 이색관광코스가 되지않을까 하는 생각에 여행객들에게 추천을 해본다.
가볍게 산책도 즐기고 작품도 감상하고, 어느 덧 해가 기운다면 바닷가에서 아름다운 일몰도 볼 수 있는 일석삼조의 여행이 되지않을까?
금강산도 식후경이라는 옛말이 있다. 딱 지금이다. 가벼운 산책이긴 하지만, 걷다보면 허기지고 갈증도 나고. 이곳은 칠십리음식특화거리가 조성되어있어서 각종 다양한 먹거리들이 길을 따라서 즐비해 있다.
2008년, 서복전시관에서 천지연광장에 이르기까지 약 1.2km 구간이 선정되었다. 서귀포를 대표하는 문섬, 섶섬, 범섬을 포함한 서귀포 앞바다를 배경삼아서 싱싱한 식재료로 만든 각종 향토음식을 즐길 수 있는 이곳은 현재 코로나로 인해 많이 힘들어하고 있다. 투어 중 둘러본 가게들은 불이 꺼진 곳이 많았다. 이곳의 다른 가게를 포함해서 모두가 잘 이겨내길 바란다.
제주의 초등학교들은 알록달록 너무 이쁘게 관리되고 있는 듯 하다.
멀리서 봐도 초등학교라는게 티가 날 정도로 색깔이 이쁘다. 해가 저물어 가는 시간에도 많은 사람들이 운동장의 각자의 공간에서 여유를 즐기는 모습이 보기가 좋다.
문구사를 운영했을 것 같은 가게 입구의 뽑기가 초등학교랑 잘 어울린다.
작가의 산책길을 따라서 시작한 여행은 서귀진지라는 새로운 역사적 흔적을 찾게 되면서 마무리가 된다.
서귀진[서귀진지]은 탐라십경의 하나로서, 조선시대 제주의 대표적인 방어유적으로 3성 6진에 속하며 정의현 관할이었다. 1589년(선조22년) 이옥 목사가 축성하였으며, 그 둘레는 825척 5치(247.65m) 이고, 높이는 12척(3.6m) 이다.
설문이 동과 서에 있었으며, 집채는 북성안 중앙에 객사를 두고 좌우로 진사, 무기고, 사랑방, 포주, 창고 등이 배치되어있었다.
사진의 좌측상단 QR 코드를 찍으면 오디오 가이드를 통해서 보다 자세한 설명을 들을 수 있다.
서귀포를 수도 없이 지나면서 눈여겨보지 않아서인지 이제야 알게 된 내용이 참으로 신기할 따름이다.
제주의 여행은, 특히 마을투어는 이래서 더욱 매력적이다.
처음에는 단순히 제주의 시골마을에 대한 호기심으로 시작했지만, 아직도 시골마을의 모습을 고집하고는 있지만, 이번 송산동 여행은 다음 마을에 대한 기대감을 키워주기에 충분했다.
지나면서 그저 흘려보냈던 모습들이 가까이 보니 이렇게 커다란 의미를 가지고 있었다니.. 그걸 한참이 지난 지금에서야 발견하게 되었다니. 신기하면서도 그 감흥에서 쉽게 빠져나오지 못한다.
여행의 마지막에 비로소 이중섭거리의 입구가 보인다.
다양한 볼거리와 즐길거리들이 저 입구를 지나면 기다리고 있겠지만,
다음기회에 이중섭 거리에 대해 다뤄보기로 하고 송산동 투어는 이렇게 마무리 하려한다. 미술분야에 관심이 있다면 의미있는 여행이 될 수 있겠지만, 미술에 대해 아무런 지식이 없더라도 송산동 마을은 그가 가지고 있는 매력들로 여행자의 발길을 잡기에 충분했다.
쌀쌀해지는 날씨이기에 방한에 좀 더 신경 써서 골목골목이 재미있는 송산동으로 가보자. 골목, 벽 등 사진 촬영에도 참 좋은 동네라 인싸가 되고 싶으면 꼭 다녀오길 추천한다.
사진, 글 제공 김형일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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