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덕면]끝없이 펼쳐진 녹차 밭을 보며 힐링 ‘오설록’
오설록
여유롭게 산책하며 누릴 수 있는 제주 자연의 경이로움
약 5년 전 제주도에는 국내여행객들은 물론 외국인 여행객들로 붐빌 때가 있었다. 어느 여행지를 가더라도 여행객들로 붐비는 통에 여유롭게 자연을 누리는 일이 힘겹게 느껴지던 그런 때. 코로나로 여행을 떠나지 못하는 지금은 그 때 그 사람이 붐비던 모습이 너무 그리워지기도 하고, 여행객들의 방문에 활기차던 제주도의 모습을 보긴 힘들지만 딱 한 가지 좋은 점이 있다. 바로 사람이 없는 제주의 자연을 마음껏 누리는 일이다.
특히 오늘 소개하는 오설록의 경우에는 ‘차(tea)’를 좋아하는 중국여행객들로 아이스크림을 하나 사 먹으려 해도 하루 종일 줄을 서서 기다려야 했던 곳이다.
이제는 외국인 여행객들은 당연한 일이고, 국내여행객들 조차 마음 편히 오가지 못하는 상황이라 오설록의 분위기는 어떨지 참 궁금했다.
일부러 날씨가 좋은 날이 오길 기다려 설레는 마음으로 ‘오설록’으로 떠났다. 제주도의 아름다움은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다양한 모습으로 감동을 주지만, 그래도 푸른 하늘 아래 햇살이 내리쬐는 날이 가장 으뜸이다.
마침 오설록으로 떠나는 날에는 햇살이 쨍쨍하다 못해 겨울인데도 포근한 날씨로 벌써 봄이 온 것인지 착각하게 되는 좋은 날이었다.
제주시에서 오설록으로 향하는 길에 만나게 되는 다양한 풍경들이 이날따라 더욱 반짝 빛났다. 새별오름과 산방산 등 오름들은 하늘과 경계선이 뚜렷해져 더욱 선명하게 보이고, 솔솔 불어오는 바람에 괜히 마음까지 봄날의 풍경이다.
제주시에서 40여 분 정도 달려 도착한 오설록. 보통 오설록에서 주차를 하게 되면 길 건너에 있는 주차장을 이용하곤 했었는데, 오설록 입구 바로 앞에 주차를 할 수 있게 됐다. 정말 여행객들이 많이 줄었다는 사실을 실감할 수 있게 해주는 곳이다.
여유롭게 주차를 한 뒤 바로 입구로 향하지 않고, 뒤쪽으로 난 길을 따라 천천히 걸었다. 정말 한적한 산책길 위엔 여행객들이 한둘 눈에 띄긴 하지만, 사회적 거리두기가 저절로 실천이 될 정도로 띄엄띄엄 만날 수 있었다.
오설록을 둘러볼 때 이렇게 뒤쪽의 길을 따라 여유롭게 거닐어 본 적이 없기에 더욱 감회가 새롭다. 녹차밭의 풍경만 아름다운 줄 알았더니 산책길을 따라 걷는 길에서 만나는 다양한 풍경들이 오히려 소소한 즐거움을 주고 있었다.
그렇게 천천히 산책길을 따라 이니스프리하우스가 있는 곳까지 걸어갔다. 이니스프리하우스 옆쪽으로는 그동안 오설록에 오면 실컷 눈에 담고 갔던 녹차밭의 풍경이 시원스럽게 펼쳐졌다.
오래 전 처음 오설록에 방문했을 때의 기억이 떠올랐다. 그때는 오설록 건물이 있는 도로 반대편으로 녹차밭이 가지런히 펼쳐져 있었다. 녹차밭 끝에는 한라산의 경이로운 모습이 눈에 들어오며 이렇게 아름다운 곳에 살고 있음을 감사한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었는데, 오늘 다시 한 번 그 마음을 느낄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