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물관에 방문한 기억이 언제가 마지막인가요? 「국립제주박물관」
제주문화재 탐방, 국립제주박물관
여행을 계획 중인 사람들은 반드시 ‘목적지’를 선택하고, 목적지가 결정된다면 헛된 시간을 보내지 않기 위해 ‘계획’을 수립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목적지에 대한 ‘선택과 계획 수립’ 전, 가장 먼저 하는 행동은 가고 싶은 목적지를 찾기 위한 ‘정보검색’일 것이다. 최근에는 ‘블로그나 웹사이트, 인스타그램&유튜브’ 등을 통한 인터넷 검색 또는 ‘여행 관련 TV 채널 시청’을 통한 정보 획득이 빈도수가 점차 높아지고 있으며, ‘가이드북’, ‘여행 커뮤니티’, ‘카카오톡 단톡방’, ‘관광박람회 참가’ 등을 통해 정보를 얻는 때도 있을 것이다. 물론 나도 여행이나 비즈니스 출장을 갈 때면 하나라도 놓칠세라 열심히 인터넷 검색 등을 즐겨 하곤 한다.
항상 ‘여행 시 놓치지 말아야 할 즐길 거리, 추천 방문지’ 등의 높은 순위에 올라가 있는 주요 결과가 무엇이 있는지 곰곰이 생각해 보면, 단연 눈에 들어오는 결과는 ‘박물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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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사람들은 여행에 박물관을 즐겨 방문할까?
모든 방문객의 마음이 같을 순 없듯 다양한 방문 이유가 있겠지만, 평소에 볼 수 없었던 교과서에서 본 실물로 볼 수 있어서, 탐구력과 호기심을 자극하는 장소여서, 박물관 자체가 건축물로서 작품이기 때문에, 역사와 문화를 만들어가는 시설이기 때문에, 남들이 다 가는 장소이기에, 세계에서 가장 위대한 작품을 만날 수 있어서 등 다양한 이유가 동행할 것이다.
이를 종합해 보면, 박물관의 기능인 ‘인류 문화적 가치를 저장하는 공간으로 문화를 수집하고, 보존과 관리를 통해, 이를 조사 및 연구하고, 일반에게 전시 및 교육을 통해 배우는 공간’이기 때문이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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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얼마나 많은 박물관이 존재할까?
유네스코 (UNESCO regional classification) 조사에 의하면, 2021년 3월 기준 전 세계 박물관은 103,842개에 달한다고 한다. 그중 미국 지역 33,082개, 서유럽과 캐나다 지역 30,628개, 아시아 태평양 지역 18,180개, 동유럽 지역 11,366개, 라틴아메리카와 캐리비안 지역 8,716개, 아프리카 지역 868개, 아랍지역 758개 등의 순으로 조사되었다고 한다.
왜 속칭 ‘문화의 선진국’이라 불리는 ‘북미지역 및 서유럽 국가’들은 전 세계의 약 61.5% 해당하는 박물관을 운영하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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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박물관 현황 (2021년 3월 기준) (출처 : UNESCO regional classification)>
얼마나 많은 사람이 배움의 공간인 박물관에 방문할까?
영국에 본사를 둔 전 세계 미술과 예술 분야의 전문매체인 ‘the Art Newspaper’에 의하면, 2021년 기준 전 세계 방문객이 많은 박물관 및 미술관의 순위를 보면, ‘1위 프랑스 파리의 루브르 박물관 (2,825,000명)’, ‘2위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의 러시아 미술관 (2,260,231명)’, ‘3위 러시아 모스크바의 모스크바 멀티미디어 미술관 (2,242,405명)’, ‘4위 미국 뉴욕의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1,958,000명)’, ‘5위 미국 워싱턴 DC의 내셔널갤러리 오브 아트 (1,704,606명)’, ‘6위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의 예르미타시 미술관 (1,649,443명)’, ‘7위 스페인 마드리드의 국립 소피아 왕비 예술센터 (1,643,108명)’, ‘8위 이탈리아 바티칸시국의 바티칸 미술관 (1,612,530명)’, ‘9위 러시아 모스크바의 트레티야코프 미술관 (1,580,819명)’, ‘10위 프랑스 파리의 조르주 퐁피두 센터 (1,501,040명)’, ‘11위 영국 런던의 대영박물관 (1,327,120명)’, ‘12위 대한민국 서울의 국립중앙박물관 (1,262,562명)’ 등의 순으로 조사되었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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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박물관 및 미술관 방문객 순위(2021년 기준) (출처 : the Art Newspaper)>
이 결과는 물론 코로나 팬데믹 시기인 2021년 기준 방문객 현황에 의해 작성되긴 했지만, 최근 3년간 방문객 대비 실적을 보면 큰 순위 변화는 없을 것으로 판단된다.
여기서 기분 좋은 소식은 대한민국의 ‘국립중앙박물관 (1,262,562명), 국립현대미술관 (937,484명), 국립경주박물관 (653,651명)’으로 각각 12위, 21위, 35위에 자리했다는 사실과 코로나 팬데믹 기간임을 감안하면 방문객 대부분이 한국 국적이었겠지만 많은 분이 항상 문화와 함께한다는 사실일 테다.
물론, 방문객들이 많은 박물관이 최고의 박물관으로 단정할 순 없겠지만,
유독 가장 많은 사람이 방문하는 ‘프랑스 파리의 루브르 박물관’을 곰곰이 생각해 보면, 성숙한 예술 문화가 있는 ‘프랑스’의 ‘낭만과 예술의 도시, 파리’에 있어서 일 수도 있고, 낭만적인 중세 시대를 연상시키는 건축물 자체의 아름다움일 수도 있지만,
어쩌면 우리는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모나리자’, ‘나폴레옹 1세의 대관식’, ‘밀로의 비너스’, ‘키스로 소생된 프시케’, ‘1830년 프랑스 혁명을 묘사한 민중을 이끄는 자유의 여신’, ‘고전주의 대표 화가 앵그로의 목욕하는 여인’, ‘니케의 승리의 여신 조각상’ 등 다양한 문화작품이 있는 “루브르 박물관이 있어서가 아닐까?”라는 생각을 잠시 해보며, “루브르 박물관이 있는 문화 예술도시 ‘파리’를 되새기며” 「국립제주박물관」을 방문해 본다.
유난히 아름다운 하늘과 야자수가 매력적인 문화의 보물창고 「국립제주박물관」
주소 : 제주시 일주동로 17
전화 : 064-720-8000
운영시간 : 9시 ~ 18시(매주 월요일 휴관, 1월 1일, 설날(당일), 추석(당일) 휴무)
2023년 2월 어느 날, 마치 해적이 숨겨진 보물을 찾듯 ‘총 9가지의 보물이 숨겨져 있다는 대한민국의 보물섬 제주’에서 가장 많은 보물이 묻혀있다는 ‘보물섬 중의 보물창고 「국립제주박물관」’으로 선수를 돌려 향했다.
잔뜩 흐렸던 날씨에도 불구하고 우리 가족이 도착한 순간을 환영해 주듯 스카이블루색 하늘이 반겨줬고, 밤하늘에 아름답고 화려하게 빛나는 불꽃놀이 모양의 야자수들이 살랑살랑 흔들리며 인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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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명 「국립제주박물관」에 소장 중인 보물 4가지를 찾아라.
박물관을 관람하는 방법은 일반적으로 박물관을 관람할 때는 방문 전 사전 인터넷 검색 등을 통해 기초 지식을 쌓은 후 방문하는 방법과 즉흥적으로 현장에 방문한 후 박물관에 전시된 시대적 흐름대로 보는 방법, 또한 박물관에서 제공하는 전문 학예사와 함께 설명을 들으며 관람하는 방법 등 다양한 방법들이 있을 테지만,
우리 가족은 함께 간 아이들의 흥미 유발을 위해, 마치 ‘박물관 내 보물찾기 놀이’하듯 박물관에 소장 중인 국가지정문화재를 찾아가는 방법을 선택했고, 박물관 관람에 앞서 박물관에 소장 중인 보물이 무엇이 있는지부터 검색하기로 했다.
「국립제주박물관」에는 ‘탐라순력도(보물 제652-6호)’, ‘최익현 초상(보물 제1510호)’, ‘동여비고(보물 제1596호)’, ‘이익태 지영록(보물 제2002호)’을 포함해 ‘총 4개의 국가지정문화재 보물’이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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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접 찾은 보물들 ① 탐라순력도 ② 최익현 초상 ③ 동여비고
몰입의 즐거움을 선사한 박물관
대다수 아이들은 소풍으로 박물관에 간다고 하면 분명 놀이터를 가는 것보다 싫어할 것이다. 하지만, ‘박물관 보물 찾기’는 보물이라는 매개체에 집중하여, 시간, 공간의 개념을 잊고, 심지어 자기 자신에 대한 인식조차 하지 못할 정도로 찾기에 몰입해 박물관의 또 다른 매력을 아이들이 느끼기에 충분했다.
전시패널에 적혀 있는 다양한 소개 자료를 한자 한자 읽어가며 ‘보물’, ‘문화재’ 등의 단어를 찾기 시작했고, 전시품과 전시패널 소개 자료를 함께 읽어가며 이해하려는 행동까지 보였기 때문이다.
또한 「국립제주박물관」에 소장된 4가지 보물 중 유일하게 찾지 못한 한 가지 보물인 ‘이익태 지영록(보물 제2002호 / 실제 박물관 학예사분께 여쭤보니 수장고에 보관 중이라고 함)’은 어디 있냐고 찾을 수 없다고 아쉬워하는 모습을 보며, 가족을 위해 ‘박물관 보물찾기 프로그램’을 기획한 나도 덩달아 다음 전시품 교체 시기가 궁금해지기도 했다.
예전 긍정심리학 분야의 세계적 석학인 미하이 칙센트미하이(Mihaly Csikszentmihalyi)교수의 몰입 이론(Flow Theory)에 대해 들어본 적 있다. 분명 보물 찾기에 힘들었겠지만 힘든 내색은 안 해도 박물관 문화재에 몰입한 모습의 아이들을 보며, 이론으로만 알고 있던 몰입 이론에 대한 실제를 볼 수 있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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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은 박물관에 방문한 기억이 언제가 마지막인가요?
튀르키예의 대표적 소설가이자 튀르키예인으로서 최초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오르한 파묵(Orhan Pamuk)’의 장편소설 ‘순수박물관(the Museum of Innocence)’의 “진정한 박물관은 시간이 공간으로 바뀌는 곳이다. (Real museums are places where Time is transformed into Space)”라는 문구를 생각하며 맺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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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제주박물관」 안내
- 국립중앙박물관의 소속기관으로, 제주의 역사와 문화에 관련된 다양한 자료와 문화재를 수립, 보존, 연구, 전시, 교육하기 위해 2001년 6월 15일 개관
- 전시 구성 : 구석기시대 제주의 시작, 제주 섬과 신석기시대, 섬마을 발전과 변화, 탐라국, 고려시대 제주, 조선시대 제주, 제주섬 사람들, 기증 문화재, 어린이박물관, 실감 영상실, 옥외 전시 등
글·사진 제공 By 신해성 객원기자